| [최인태의 사주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 |
| 2022년 12월 21일(수) 19:26 |
필자를 찾아온 한 손님은 작년 모 지역에서 층간소음으로 생긴 살인사건이 난 동네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분이었다.
그는 “우리 아파트는 아니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어요.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이 그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넘었는데도 트라우마로 인해 아파트에 못살겠고, 주택을 알아보다가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 손님은 자신도 남자아이들만 두 명이 있는데 간혹 아래층과 다툼이 있었고 위층과도 시비가 붙는 일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자신이 사는 바로 옆 아파트에서 사건이 발생해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모두 자신의 허물은 탓하지 않고 이기적인 성품으로 인한 다툼으로 생기는 비극들이다.
이것은 비단 개인 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고 국가도 매 한가지다. 전통적인 문화 관념과 이기적인 성품으로 인해 개인이나 기업 국가들도 ‘스스로의 허물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戰犯)의 국가인 일본은 진정한 사과는 고사하고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장사하는 사람이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참외 달지 않다는 참외 장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 상품을 자랑만 할 줄 알았지 상품과 품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무한 책임을 지는 상점이나 기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세상의 진리는 명확하다.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는 세계평화를 해치는 국가를 인정하지도 않고 도태하고 고립을 시키고 있다.
기업들이 준비가 안된 제품을 우선 선전만 하고 파는데 만 정신이 팔려서 서비스가 안 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시장에서는 외면 받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래서 동양의 지혜의 모략(謀略)중에 한 계책으로 ‘가축외양(家丑外揚)’이라는 방법이 있다. 자기 집 허물을 밖으로 드러낸다는 말이다. 이 계책은 용기가 필요하다.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이나 스스로의 문제를 밖으로 알리고 드러냄으로써 신뢰를 얻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요즘에 기업들이 ‘리콜’이라는 방법으로 문제점을 인정하고 거두어들여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가축외양의 한 방법이다. 가축외양은 결국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같은 말이다.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의 지위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연의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