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의 남다른 의미

2022년 12월 21일(수) 19:27

무등산 정상에는 지난 1966년부터 군부대가 주둔했다. 광주 시민들에게 2011년 처음으로 열렸으며, 이후 올해 10월까지 모두 25차례 일시 개방됐다. 지금껏 탐방객은 47만5천명을 넘어섰다. 이제 2023년 9월부터는 정상이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다. 국립공원 지정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

광주광역시가 공군제1미사일방어여단, 국립공원공단과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르면 2023년 2월 상시 개방 탐방로의 국립공원계획 반영을 시작으로 국가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부대 철책 이설, 탐방로 설치 등을 마무리짓는다. 앞서 지난 10월 강기정 시장은 상시 개방을 발표한 바 있다. 강 시장은 “공군본부에서 철책 외곽 펜스를 안쪽으로 옮기고 전망대 위치를 변경해 통행로를 확보해 동의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이 구체 이행의 출발선인 셈이다.

강 시장은 “무등산은 시민들에게 쉼의 공간이자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어머니 같은 산이다”며 무척 뜻깊어 했다. 맞다. 무등산은 5·18의 아픔을 지켜보고 회복을 도와준 광주의 다른 이름이다. 해서 천왕봉도 본디 제 모습으로 복원돼야 한다. 무등산국립공원이 수행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4m 가량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 가치와 환경 훼손을 시민단체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 화순, 담양군에 걸쳐 호남 정맥의 중심 무등산은 2018년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공식 지정된 명소이기도 하다. 천왕·지왕·인왕 3개의 봉우리와 주상절리대인 서석·입석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공군의 방공포대가 첨단·다각화돼 굳이 정상에 있을 이유가 사라졌다. 국립공원 가운데 군 시설이 위치하는 곳은 무등산이 유일하다. 공군은 1961년부터 광주시 소유 정상부를 무상으로 사용해왔다. 시는 내년 말 점유약정이 만료되면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방공포대 이전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것이다.

반세기를 훌쩍 지나 무등산 정상이 활짝 열린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협약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차질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광주시는 제반 절차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