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을 살리는 문화예술 / 김선출 |
| 2022년 12월 21일(수) 1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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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남문화재단은 이 당위에 답하여 가시적 성과를 거둔 해였다고 자평해 본다. 재단은 지난 10여 년 넘게 정기공모를 통해 창작지원과 교육지원 사업을 해왔다. 이에 더해 올해는 처음으로 20억 규모의 문화예술진흥기금 사업을 추가 시행했다. 그동안 도의 위탁사업 중심이 아닌 재단 주체의 기획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코로나로 피폐된 문화예술 현장을 살리기 위해 도가 나서 200억원의 기금목표를 조기 달성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작부터 전남의 특색과 현실에 맞춤한 사업을 설계하여 도정에 연계된 성과와 시사점을 얻었기에 함께 공유하고 싶다.
농산어촌작은학교 문화예술교육사업은 도내 폐교위기 학교를 살리고 학교와 지역민이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을 가꾸는 소중한 역할을 했다. 관산남초교는 할머니 학생까지 등록시켜 학교를 유지해왔는데 장흥으로 귀촌한 예술단 ‘결’이 국악을 가르치고 주민과 함께 공연작품을 만들어 축제장을 만들었다. 이제 학교교육을 넘어 장흥문학을 소재로 소리춤극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장흥 문화도시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진도 임회면에 둥지를 튼 ‘시에그린박물관’은 폐교를 활용해 문학 미술 수석 등 수만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종합 예술교육을 통해 진도의 예술르네상스를 다지고 있다. 정년을 앞둔 귀촌교수를 중심으로 젊은 국악인 등이 참여해 진도초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예술창작 활동을 진행했다. 이중 십여명은 창작시가 문예지에 등재돼 작가의 꿈이 부풀고 있다. 박물관은 이미 전국에서 찾아오는 예술인들을 상대로 창작레시던시를 운영 중인데 군과 예술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지역 숙원이나 계기성 사업에 지원된 시군특화사업도 시군 단체 등과 거버넌스를 형성해 지역문화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문화도시 최종 선정을 노리는 담양군의 담양읍 재생공간에서 일주일간 진행된 ‘아트위크’는 군단위에서 대규모의 색다른 예술여행을 체험하는 아트페어를 선보였다.
곡성군 섬진강에서 열린 ‘제월섬 국제자연미술판타지’는 14개국 60여명의 예술인이 참여해 섬진강의 생태적 특징에 문화콘텐츠와 힐링여행을 결합한 농촌형 예술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장흥군의 ‘문학특구 장흥문학촌’ 조성과 청년문학인 투어, 고흥군의 ‘지붕없는 미술관’ 조성과 비엔날레 등도 시군 문화예술 자원을 특화한 참신한 기반사업이었다.
올해 재단이 가장 주목해서 품들이고 있는 사업이 청년기획자 양성과 문화귀촌인 네트워크 부문이다. 지금 발딛고 있는 우리 주변을 살피고 돌보는 것, 문화활동가 스스로 묻고 찾고 답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사회적 가치지향 프로젝트’를 올해 처음 시도했다. 2천만 원 내에서 활동비와 프로젝트 진행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에 9명이 선정됐는데 모두가 문화귀촌 청년이었다. 관심 프로젝트는 다양하면서도 현재의 지역사회 문제였다. 책과 이야기를 통해 지역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공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밤의 서재’(담양), 자신이 숲에서 온 인간동물로서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는 동물들에게 연대감을 표하는 ‘로드킬 프로젝트’(장흥), 30대 초에 또다른 꿈과 포부로 택한 강진 귀촌자로서 같은 상황의 또래들 기록을 남기는 ‘21세기 청년표류기’ 등 이 시대 청년들은 우리 지역에서 사회적 문제와 해법을 찾고 있었다.
당연히 전남문화재단은 이들을 지원하고 활동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 또한 재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연말이 가기 전에 우리는 함께 모여 이를 위한 다짐을 모으기로 했다. 지역 곳곳의 청년 활동가들을 비롯한 전남 귀촌문화예술인이 만나는 연대의 자리가 예정돼 있다.
지금은 세계사적 문명의 대 전환시대이다. 그 중심에 청정남도와 지역 문화예술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