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비상을 바라며 / 최철 |
| 2022년 12월 26일(월) 2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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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2월이면 종합예술의 극치라 불리는 지상최대의 쇼인 오페라를 보러 공연장을 찾았다. 이탈리아에서 거주할 때는 12월에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를 만났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는 “라보엠”을 만났다. 그 외에도 다양한 오페라 갈라와 공연 관람을 통해 내가 살았던 순간을 기념하고 그 추억을 음악과 함께 소환하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새해에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갖는 힘의 원천으로 여겼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광주에서 12월에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은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월드 클래식 오페라 시리즈이다. 품격과 재미, 그리고 다양함을 내재한 이 시리즈는 항상 전석 매진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한다.
이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만날 수 있었던 ‘월드 클래식 오페라 시리즈Ⅱ 스페셜 갈라 With 금난새’는 대한민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금난새 지휘자와 함께여서 공연 전부터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지휘자가 무대 위에 오르고 연주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노년의 나이에도 잃지 않은 카리스마, 그리고 유머와 위트있는 해설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그리고 이어 자신이 이야기한 내용을 음악으로 성악가들과 풀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와 멋진 오케스트라 음향과 조화 속에 펼쳐지는 세 편의 오페라에 갖가지 자신만의 철학을 첨가한 금난새는 이번 공연에서 세상에 태어나서 꼭 봐야 한다는 오페라 3편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12월에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 겨울 오페라 푸치니의 ‘라보엠’, 열정의 도가니로 관객을 흡입해버리는 명곡이 가득 담긴 비제의 ‘카르멘’이다. 이 세 편의 하이라이트를 중심으로 무엇보다 시대정신인 소통을 매개로 관객까지 이번 연주에 참여시킨 그의 통섭은 정말 맛깔나는 상황을 연출했다.
마치 명품 코스 요리를 맛보듯 흘러갔던 이번 연주는 모든 출연진과 오케스트라가 전해주는 감동으로 행복의 감로수가 흐르는 고귀한 밤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그 감동의 울타리 안에 있던 우리의 얼굴에서는 이전의 어둠은 사라지고 행복의 미소와 활기찬 발걸음을 주었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이제 광주의 대표문화 브랜드로서 우뚝 서고 있다. 광주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극적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오페라 ‘박하사탕’을 비롯한 다양한 대형 공연들은 이전에 맛보지 못한 문화 광주의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민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시민이 애정하는 광주시립 오페라단은 가장 미래지향적이며 진보적인 분야로 음악 분야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을 함께 담아 미래의 공연예술계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주고 있다.
공연예술의 시대정신을 이끌어가는 시립오페라단은 음악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 이는 극음악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세기의 작곡가 베토벤, 부르크너, 바그너를 비롯해 다수 음악학자의 주장을 통해 증명됐으며, 오페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담은 융복합 예술로서 작금의 시대에도 가장 각광을 받는 공연예술로 발전하는 중이다.
이제 광주가 바라는 문화 융성의 첨병 역할을 하는 시립오페라단의 비상을 위해 시민들의 지지와 광주시의 지원이 더욱 필요하며 이를 통해 문화 수도 광주를 위한 광주시립오페라단의 힘찬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