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를 팔아 봅시다 / 김용덕

2022년 12월 26일(월) 22:09

김용덕 (사)신안군관광협의회 안전관리부장

신안 갯벌 면적은 378㎢로 대한민국 전체 갯벌 면적 15%에 해당한다. 약 8천여년 전 간빙기에 해수면 상승 온도가 느려지면서 해안선이 안정되고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해 형성된 것으로 조수 간만의 차가 최대 5미터에 이른다.

신안은 섬이 많고 해안선이 복잡해 갯벌이 폭넓게 분포돼 있으며 펄만이 아닌 모래, 자갈과 같은 다양한 형태를 지닌 세계에서 유일한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갯벌은 오랫동안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그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갯벌은 주민들에게 생업 공간이며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 정화·홍수 조절 기능·정화 작용을 하고 있어 신안의 많은 양식장에서 생산된 어패류는 우수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종합 기능을 더하면 갯벌 생산성이 농경지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연간 약 16조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필자의 고향 신안 갯벌은 세계가 인정하는 자연 유산이며 항상 탄소를 저장해 갯벌 생물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산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조절하는 산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신안 갯벌은 ‘블루 카본’(탄소 저장 산소 생산)이라고 불린다.

또 신안 갯벌에는 많은 달랑게가 서식하고 있는데 그 달랑게들은 모래펄 속에 구멍을 파놓고 모래 속 유기물을 먹고 탄소 성분을 배출해 다른 어류의 먹이를 제공한다. 달랑게가 파놓은 구멍은 갯벌 숨구멍으로 많은 양의 산소를 배출해 갯벌을 살리는 길만이 지구 온난화의 대안이라 학자들은 말한다.

갯벌에서 살아가고 있는 짱뚱어를 비롯 잘피(진질) 식물 등이 건강하게 활동·서식하고 썰물 때 갯골을 따라 이어지는 수만 가지 모형은 한 폭의 수채화와도 같다. 눈 오는 날 퍼플교를 걸으며 바라보는 갯벌 모습은 신이 주신 자연의 선물이며 감히 ‘신의 캔버스’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갯벌이 있기에 대한민국 새 도감에 등록된 580여종 새들 중 400여종 새들이 신안 갯벌을 거쳐 이동을 한다. 신안군이 바다 철새 보호를 위해 보호 펜스와 안내판 설치 등 보전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실 등이 알려져 신안에 국립 갯벌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를 유치하게 됐다.

신안 군민은 갯벌 가치 보전을 위해 내가 먼저 갯벌을 살리는 마음 자세로 해양 쓰레기 자발적 수거 처리, 무허가 어구설치방지, 자연 생물 무차별 채취·남획 금지, 보호 생물 보호 활동을 통해 갯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2단계로 함께 살아가는 갯벌 가꾸기를 위해 다양한 정책 발굴 아이디어를 제공해 참신하고 지속 가능한 보전 방법 등을 제시하며 공존한다면 국내 관광객은 물론 세계인이 가장 많이 찾는 힐링 장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신안은 햇빛도 팔고 바람도 팔아 소득을 올리고 있다. 당대에 시작한 갯벌 보전 활동이 후세에게 아름답게 이어진다면 얼마 후 ‘신안군에서 질 좋은 산소를 팝니다’라고 광고 할 날이 분명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