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입구 계단 빙판길 걷기 힘들어요” 미끄럼 방지 장치·지붕 없어 쌓인 눈에 시민들 큰 불편 “내년 전체 논슬립 설치 예정” 김현지 수습기자

2022년 12월 26일(월) 22:20

26일 오전 9시께 광주 동구 금남로 금남지하도상가 7번 출구에서 폭설로 인해 눈이 쌓여 미끄러운 계단을 시민들이 난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다.

“지하철 타러 가는 길 너무 험난하네요. 차량이 다니는 도로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통행로 확보가 우선 아닌가요.”

26일 오전 9시께 광주 동구 금남지하도 상가 7번 출구 앞. 한 노년부부는 난간을 꽉 잡고 계단 한 칸 한 칸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이동했다.

금남로 지하도의 입구 계단은 캐노피(지붕)가 없는 탓에 쌓인 눈이 제설 후에도 남아있었고, 논슬립(미끄럼 방지 장치)조차 설치되지 않아 시민들은 낙상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입구 앞에 선 사람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발을 바닥에 굴러 눈을 털며 계단을 내려갈 준비를 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꺼내 난간을 잡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었다.

시민들은 살얼음이 낀 계단을 이동하면서 한결같이 볼멘소리를 터트렸다.

특히 지난 사흘 간 내린 폭설로 지하철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하도를 어렵사리 내려간 중년부부는 “며칠 간 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원활히 운행하지 않아 지하철을 자주 이용했다”면서 “가파른 계단에 제설도 완전히 되지 않고, 미끄럼 방지 장치도 없어 이동할 때 마다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폭설로 인해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 아르바이트 장소로 이동한다는 김모씨는 “인도나 지하철 계단 등 제설이 되지 않은 곳이 너무 많다. 도로 제설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설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분개했다.

지하도로를 평소에 이용하는 시민들 또한 계단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매일 이 지하도 계단을 이용한다는 김모(79)씨는 “평소에도 이 계단은 너무 위험하고 불편하다. 주변사람들도 이 길을 지나다니길 꺼린다”면서 “눈이 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 평상시에도 계단이 미끄러워 넘어질까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지하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황모(64)씨는 “이곳은 어르신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가파르고 미끄럼 방지 장치가 없는 계단이 안전 상 우려된다”며 “뭐라도 안전에 도움 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초에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도 더러 눈에 띄었다.

최모(72)씨는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더 돌아가야 하지만 혹시 넘어질까봐 계단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관리주체인 광주시도시공사는 제설작업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경비원 7명과 시설관리원 5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한다”며 “눈이 오기 전부터 1시간마다 계단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안전의 중요성 증가와 관련 민원 등에 따라 내년에는 논슬립을 전체 지하도 계단에 설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김현지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