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辭]더 어렵고 힘든 ‘복합위기’ 극복에 동행할 것
2023년 01월 01일(일) 18:29
위기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은 물론 내수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불황을 알리는 각종 지표에서 경고음이 켜지며 기업들은 비핵심 사업 및 자산을 빠르게 매각하거나 축소하는 모습이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도 적극적이다. 한치 앞을 모르는 생존 경쟁으로 고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경제 전망에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해 79만1천명에서 고작 1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이 예고돼 가계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5-6%대로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는 상승 압력이 높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2020년 마이너스 성장 이후 최저치다. 국제통화기금(IMF) 2.0%, 피치 1.9%, 산업연구원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은행 1.7%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로 내다봤다. 대부분 1%대 저성장을 예고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0%대에 그칠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더욱 꼼꼼하게 재정 여건부터 살펴야 한다.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을 위해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새해에는 실패가 용납될 수 없는 까닭이다. 실패하면서 배운다고 하나, 단 한 번으로도 끝장이라는 각오를 해야 한다. 불균형과 양극화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해야 할 것이다. 민선 8기, 6개월이 지났다. 3년6개월이 남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신발 끈을 다시 매야 하겠다.

광주시는 민생회복에 실질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생애주기별 촘촘한 사회안전망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돌봄도시를 구현해 나가기로 했다. 강기정 시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오늘의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버팀목 예산’으로 상생카드, 노인·청년 일자리 사업, 중소기업 경영안정, 소상공인 사회보험료와 빛고을론 미소금융 대출이자 지원을, 성장과 활력, 돌봄을 중심으로 내일의 기회를 위한 ‘디딤돌 예산’으론 AI와 기존 주력 산업과의 융합, 반도체 및 미래 모빌리티 육성, 복합쇼핑몰을 시작으로 인프라와 스토리 구축, 광주다움 통합돌봄, 공익가치수당 지급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전남도 또한 따뜻한 행복공동체를 가다듬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국립 의과대학 유치, 청년문화센터 건립·문화복지카드 등 청년의 꿈과 희망 응원, 행복시책 확대, 소상공인·농업인 적극 지원, 가뭄 피해 최소화·산불 예방 최선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은 목표를 갖고 다 같이 힘쓴다는 ‘동심동덕(同心同德)’의 정신을 내세웠다.

사상 최악의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유독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다. 글로벌 성장 둔화의 여파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추세가 가파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무역적자로 돌아서며 이미 빨간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으로 1997년 외환위기 때를 넘어 역대 최대를 찍었다. 대내외 경기 위축과 인플레이션,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라 기업 경영은 살얼음 걷듯 위태위태하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띠 해다. 옛사람들은 위기에서 탈출하는 꾀 많고 영민한 동물로 인식했다. ‘뛰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 ‘토끼는 굴을 셋 판다’…. 속담에는 관련된 내용이 많다. 별주부전 설화에서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간을 뭍에 두고 왔다’며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한다.

대한민국은 온순하고 차분한 토끼의 지혜를 되새겨야 한다. 해서 혼돈스런 정치부터 ‘생산적인 시스템’으로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정치의 근본 역시 민생이다. 이제는 바꿔볼 때도 됐다. ‘윤석열’과 ‘이재명’으로 대표되는 적대적 공생 관계인 양당체제의 폐해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은 물론 여야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그 마지막도 민생이어야 한다. 혐오를 부추기는 후진적인 정치가 사회 발전을 가로막고, 경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임계점에 다다른 토론과 타협의 대의민주주의를 즉각 복원해야 한다.

1년 전에도 그랬고, 이전에도 그랬다.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소통하자는 것 말이다.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지 말고 상대의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 듣고 싶어하는 얘기 말고 쓴소리도 가감 없이 수용해야 한다. 그동안 경험칙상으로,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하고 소통의 무게를 가벼이 여긴 결과는 어마무시했다. 정치만 그럴까. 지역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 편 가르기는 국가 전체를, 지방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명암(明暗)이 교차했으나 어둠이 더 두드러졌다. 희망의 새해로 나가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지난해보다 어렵고 힘들 것이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세상이다. 코로나 유행에 따른 디지털 비대면이 가속화되고 있고, 전 지구적으로 패권주의 흐름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의 고통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뉴노멀, 새로운 물결에서 각기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형세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생존의 방법은 충분하다. 외환위기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금융위기는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 등을 통해 극복했다. 학습효과라는 훌륭한 자산이 있다. 능력을 믿고 쫄지 말아야 한다. 검정 토끼처럼 굴 세개 정도는 팔 수 있지 않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면 된다.

강 시장은 신년사에서 차별·소외·배제가 없는 일상의 민주주의를 누리며 공동체가 함께하는 열린 광주를 만들겠다고 했다. 가족이 건강하고, 노후 걱정이 없으며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충분히 받고, 청년들은 마음껏 누리고 좋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 넘치는 도시가 그것이다. 김 지사는 글로벌 경쟁력과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중심, 세계로 웅비하는 전남 행복시대를 도민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사랑스럽고 친근하며, 또 영리한 토끼가 다가왔다. 더 크고 높게 몰아칠 파도를 겁내지 않으면서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면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라는 문구는 최고의 메시지가 될 듯 싶다. 깡충 뛰어오르는 토끼를 닮아 모두에게 행운이 크게 상승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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