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표류’ 흑산공항 드디어 청신호 켜지나 중앙산지위원회 통과…이달 말 국립공원위 상정 전망 김재정 기자

2023년 01월 02일(월) 19:27

또 다시 해를 넘기며 10년 이상 장기 표류하고 있는 흑산공항 건설 사업이 올해 초 ‘청신호’를 켤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흑산공항 부지 관련 안건이 산림청 중앙산지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부지 조정안이 이달 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흑산공항 부지에 대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해제 관련 안건이 지난해 말 산림청 중앙산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안건은 흑산공항 부지를 국립공원에서 해제하고 더 넓은 대체 부지를 국립공원으로 편입하기 위한 것이다.

흑산공항 부지 국립공원 해제 안건은 해양수산부의 의견만 받으면 된다. 해수부와는 사전 논의를 마친 상태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 다른 지역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함께 의견을 보낼 예정이라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마지막 절차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해제 안건이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돼 심의하는 것이다. 당초 19개 국립공원 안건을 동시에 심의할 예정이었지만 다행히 지난해 말 면적이 적은 9개 공원에 대한 심의가 이미 끝났다.

전남도는 해제 면적이 넓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경우 나머지 10개 공원 중 1개로 포함돼 이르면 이달 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흑산공항 건설은 환경 문제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며 공회전을 거듭했다. 2016년과 2018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두 차례 열렸지만 보류 판정으로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남도는 2021년 6월 국립공원 부지 1.2㎢를 공원 구역에서 해제하고 대체 부지로 선도 갯벌 5.3㎢를 국립공원 구역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마련해 환경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해수부의 반대로 신안군 명사십리 해수욕장 주변 해역 5.5㎢를 대체 부지로 내놓겠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예상대로 이달 말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흑산공항은 실시설계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착공할 전망이다.

2009년 논의를 시작한 흑산공항 건설 사업은 총사업비 1천833억원을 투입,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흑산도 62만4천㎡(흑산면 예리 산 11번지 일원) 부지에 길이 1.2㎞, 폭 30m의 활주로를 포함한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 기간은 3년이다.

현재 흑산권역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선박으로 연간 결항률이 52일에 달한다. 1년 중 평균 110일은 기상여건 등으로 반나절 이상 통제되고 있다. 흑산도는 수려한 다도해 경관을 자랑하는 해상국립공원지역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지만 접근성 부족으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배편 등으로 7시간 이상 소요되는 시간이 1시간 내로 단축돼 섬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천80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666억원, 취업유발효과는 1천226명 등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통상 국립공원위원회가 안건을 일괄 상정해온 것과 달리 이번엔 면적이 적은 국립공원 9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 우선 심의한 만큼 이달 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만 통과하면 흑산공항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