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해진 ‘대중교통 앱’…노년층 ‘그림의 떡’ 70대 이상 고령층 중 ‘앱 설치·이용’ 20%에 불과 광주시 “스마트폰 사용 교육 호응 높아…지속 실시” 김현지 기자

2023년 01월 02일(월) 19:47

이미지출처=아이클릭아트

“젊은 사람들이나 쓰는거지 어려워서 못하겠어.”

최근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잡거나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하는 등 일상생활 속 필수요소들이 급격히 디지털화되면서 이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등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들의 변화에 따라 실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겪고 있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 활성화 등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21디지털정보격차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모바일 기기 이용능력에서 ‘필요한 앱 설치 및 이용’ 부분이 60대는 55.8%, 70대이상은 20.9%에 불과했다. 이는 반대로 70대 이상의 80%가 모바일 기기 이용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현장에서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일 오전 9시30분께 광주 동구 금남로 한 택시정류장.

추운 날씨에도 정류장에서 연신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는 노인 한 명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택시는 예약 표시를 띄운 채 정류장을 지나쳤다.

정류장 보도블록 가장자리는 미처 다 녹지 않은 눈 때문에 미끄러웠고 자칫하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지만 노인은 택시가 그냥 지나칠까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정류장에서 택시를 잡고 있던 정모(66)씨는 “카카오 등 앱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쓸 줄을 모르니 직접 잡는 수밖에 없다”며 “정 안될 때는 114에 전화해 콜택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금남로 5가 주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노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길에 서서 빈 택시를 기다리던 김모(74)씨는 “스마트폰을 쓰지도 못하는데 그걸로 어떻게 택시를 잡겠냐”며 “춥지만 기다려서 잡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버스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도착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법을 알지 못해 정류장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날 광주 서구 광천동 버스정류장 앞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시민들 가운데 머리가 하얀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모자, 목도리 등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노인들은 연신 버스도착정보를 살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던 최모(71)씨는 “집에서도 버스도착정보를 알 수 있다면 맞춰서 나올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며 “그래도 하는 법을 모르니 그냥 나와서 기다려야지 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화되는 이용방법에 따라가지 못한 노인들은 생활에 필수적인 대중교통을 불편함이나 위험을 감수하며 예전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사람들이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지고 예전 방식에는 수요가 줄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광주의 한 콜택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광주 콜택시 업체는 2곳 정도로, 디지털화 되면서 수요가 줄자 차례로 폐업이 이어졌다”며 “우리 회사도 수익적인 부분은 어려운 점이 많지만 플랫폼 업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운영하는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콜택시 등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시대에 맞춰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광주시는 현재 시행하는 디지털 교육이 호응도가 높은만큼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내 6개기관 16개반 350명 정도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 관련 교육에 대해 호응이 높아 지속적으로 디지털 교육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