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상상력, 동화같은 四季를 채우다 15일까지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10주년 기획전 ‘사계의 이야기’ 나이브 아트 화가 다니엘 보니엘 페러스 초대 조화로운 자연 속 삶의 기쁨과 예찬 등 담아내 최명진 기자

2023년 01월 04일(수) 19:18

‘사계절 나무가 있는 마을’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제공>

‘겨울 풍경(부뤼겔의 방식으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제공>

평화로운 마을 경관과 그곳을 누비는 사람들의 단란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큰 아름드리 나무를 중심으로 사계절에 따라 열매와 꽃이 가지각색으로 열려있다. 그 주위로는 소박하지만 여유롭고 따뜻해보이는 마을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저마다 계절 특유의 분위기를 한껏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의 시간을 배경으로 삶의 기쁨과 예찬을 그려낸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10주년 기념 기획전 ‘사계의 이야기’가 오는 15일까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펼쳐진다.

광주 근대역사문화마을 양림동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1904년 서양선교사들이 조성한 지역의 언더우드 사택을 창작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역사적 장소들을 기반으로 청년작가 육성, 국내외 작가교류, 지역사회 기여를 목표로 매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창작소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0주년 기념 기획전 첫 포문은 프랑스 나이브 아트(naive art)의 현재를 대표하는 다니엘 보니엘 페러스 작가가 연다. 이번 전시는 선혜영 해외협력 큐레이터와 공동기획한 결과물이다.

나이브 아트는 순수한 즐거움에서 비롯된 작품 경향으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자연발생적인 소박함과 특이한 시각, 그리고 양식화의 특징을 지닌 예술을 말한다.

작가는 세라믹 장식가 출신으로 이후 작가 활동에 전념해 프랑스와 해외 갤러리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남프랑스에 위치한 알프스 작은 마을 브리앙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프로방스의 청정 자연과 동식물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의 그림 속에는 서정적인 감수성, 자연의 풍요로움, 삶의 일화가 담겨있는데 이는 주변을 소박하게 그려내는 나이브 아트의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직관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쾌활한 색채로 생기를 전하며 특유의 마법 같은 상상력을 섬세한 묘사로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프랑스의 목가적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현대사회의 치열함과 분주함 대신 조화로운 삶을 담아낸 작가의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측은 “동화적인 이미지를 통해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전시가 마련됐다”며 “온 가족이 방문해도 좋을 따뜻한 전시다. 멀리 프랑스에서부터 광주를 찾아온 작품들을 둘러보며 새해를 기념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