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와 안전은 선진국으로 가는 바로미터 / 오창식
2023년 01월 04일(수) 19:27
오창식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남직업능력개발원장
우리나라 국민의 일상생활에 여전히 전 근대적 습관이 잔존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빨리빨리’다. 한 술 더 떠 외국인들은 이를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이자 한국의 문화라고까지 언급하곤 한다. 다소 비하적인, 부정적인 요소가 짙다. 해방 이후 근대화의 압축적 경제개발 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생활영역에서 습관화 된 것이다.

또 하나는 ‘냄비 근성’이다. 빨리 끓었다가 빨리 식는 냄비라는 뜻으로 이 또한 좋지 못한 기질을 내포하고 있다. 맴(meme)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비유전적 문화요소인 문화의 전달방식으로 유전자가 아니라 모방 등에 의해 다음 세대로 지속적으로 전달됨을 의미한다.

어느 외국인은 “한국인만 모르는 대한한국!”이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임에도 한국인들은 선진국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중진국도 아니다. 3050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으로 경제 강국이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의 위상 그리고 브랜드는 선진국마저 경탄을 금치 않는다. 어느 나라를 가든 한글로 여행 안내문이 적혀 있을 정도다.

경제 개발이 시급했던 근대화 시기에는 직장에서 밤 늦게까지 휴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으며 이른바 일벌레가 근면의 상징이었다. 또 어떤 일이든 빨리 빨리하면 최고로 인정받던 시절이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KOREA 브랜드로 당당한 선진국임에도 아직도 ‘일벌레’, ‘빨리 빨리’ 그리고 ‘냄비 근성’이 문화유전자로 MZ세대에 까지 남아 있다.

우리나라 국민 문화에 빨리빨리 습관은 대충 대충으로 무조건 양적인 것을 강조하다 보니 질서와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당연지사를 등한시하게 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법과 규범의 준수 그리고 질서와 안전의 시민의식’은 뒤로 밀리곤 한다.

빠른 시간 내에 성과만 달성하면 된다는 결과 중시의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안전과 질서는 뒤편이다. 냄비 근성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빨리 끓었다가 금세 식어버린다는 것이다.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금세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의 그 어떤 나라도 할 수 없는 초압축적인 경제성장으로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진입했고 세계적 위상도 상당히 높다. 대한민국, KOREA하면 모르는 나라가 없다.

하지만 경제 강국이라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법과 규범 그리고 질서와 안전을 철저히 지키는 공동체의 수준 높은 국민의식이 수반돼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다시는 더 이상 질서와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질서와 안전은 정부의 무한 책무이기도 하지만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사는 국민 또한 무한 책무다. 질서는 곧 안전이고 무질서는 안전 불감증이다. 88올림픽과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붉은 악마 응원단의 질서 정연하고 응원이 끝난 자리에 휴지 하나 없던 높은 국민의식을 우리는 벌써 냄비근성으로 잊어버렸나 생각해본다.

얼마 전 화려한 불꽃놀이 축제 후 온갖 쓰레기로 뒤덮인 광경을 보니 가슴이 왠지 아리어왔다. 법과 규범 그리고 질서와 안전은 한 국가의 존립의 문제이다.

질서와 안전에 있어 최고의 선진 시민의식이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뼈 속 깊이까지 반면교사로 삼아 가장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도약하자!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jdaily.com/1672828046592454019
프린트 시간 : 2023년 09월 28일 1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