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5·18 민주묘지 1·2묘역 통합된다 참배 광장 등 묘역 추가 조성…총 4천600여기 규모 ‘리데파크 5·18’ 제안 바탕 친환경 도시공원 탈바꿈 안재영 기자

2023년 01월 04일(수) 19:57

국립 5·18민주묘지 조감도.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제공.

1·2 묘역으로 분리된 국립5·18 민주묘지의 안장 공간이 통합·확장되며 국민 친화적 도시공원으로 거듭난다.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는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인식돼 온 위상과 품격을 확대하고 국민 친화적 기능 제고에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조선대학교 연구처·산학협력단에 지난해 위탁을 맡긴 ‘국립5·18민주묘지 발전방안 수립 연구용역’ 최종결과를 4일 발표했다.

협력단은 지속 가능한 문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향후 40년을 거시적 관점으로 봤을 때, 지역 정체성에 기초해 성역화 된 국립 5·18민주묘지가 제1묘역과 제2묘역으로 분리된 상태로 지속되는 상황을 큰 문제점으로 꼽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족한 안장 공간 확보를 위해 1묘역 중심으로 안장 공간이 재구성된다.

1묘역 상층부엔 4단 계단식 추가 묘역 400기를 조성하고 2묘역에 안장된 166명을 유가족 동의를 받은 뒤 순차적으로 이장한다.

참배 광장에도 3천536기 규모의 묘역을 만들어 1묘역을 포함, 총 4천600여기 규모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장이 완료되면 기존 2묘역 공간은 후문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추모탑 앞에 옛 전남도청 분수대를 형상화한 구조물을 설치, 모든 유공자들의 묘소가 분수대를 중심으로 모이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묘지와 도심 간 이격성을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도시공원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리데파크 5·18’이란 주제로 영화관·세미나실·도서실·연구실 등을 비롯해 유스호스텔 등 숙박 교육 시설을 새로 만들고 이를 통해 ‘공공과 시민의 자연스러운 협력’을 유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문화시설(민주시민교육장)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를 통해 추모객들이 5·18당시의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출판·방송·광고·영상·음악·미술 등 5·18 관련 주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공간도 건설한다.

추념문과 추모탑 사이에 5·18 분수대 모형 시설물을 설치하고, 영정을 보관하고 있는 유영보관소도 가상현실(VR) 활용해 고인을 온라인상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리메모리’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

민주 묘지관리소는 용역 결과를 구체화하는 한편 계획안을 토대로 예산 확보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4년께 통합·확장 공사를 할 방침이다.

김범태 5·18민주묘지관리소장은 “유족들과 유공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여론 수렴 절차를 많이 거쳤다”며 “계획이 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7년 완공, 2002년 국립묘지로 승격한 민주묘지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이 사망할 경우 안장된다. 조성 당시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하지 못해 1묘역(782명 안장)만 조성됐다.

이후 안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2묘역(1천184명 안장)을 2011년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5·18 유공자는 5천801명으로 파악돼 현재 1·2 묘역으로는 안장 공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