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5·18 삭제, 윤석열 정부서 결정한 일” 강득구 의원, 정부·여당 ‘文정부 추진’ 주장 반박 대선 후 지난해 4월 사회과 교육과정 시안 발표 교육부, 교과서 기술도 수용 불가 고수하다 돌변 김진수 기자

2023년 01월 05일(목) 20:02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가교육과정 내 누락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국민의힘 입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2022 개정 초·중·고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삭제돼 광주·전남지역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 만안)이 5일 ‘5·18 삭제는 윤석열 정부 때의 일이 아니다’는 정부·여당의 입장을 재반박했다.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 1차 시안 발표 시점이 3·9대선 1개월여 후인 4월 22일로 수정·보완을 거쳐 성취기준 해설, 적용시 고려사항이 만들어진 만큼 5·18 삭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교육부가 전날 교과서에 5·18을 기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일까지도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드러나 반발 확산에 따른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전날 “5·18민주화운동이 생략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과정 개발 기조였다”는 반박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도 현안 관련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삭제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습 요소 항목이 생략되면서 5·18 뿐 아니라 모든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의 서술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5·18민주화운동이 윤석열 정부에서 삭제한 것이 아니라 이미 2021년부터 개별 역사적 사건의 서술을 축소하면서 그때부터 없었던 것”이라며 “이것을 민주당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여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이 교육과정 내용에 포함되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진 것은 2022년 4월 이후의 일이다.

‘2022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은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22년 4월 22일 1차 시안이 발표됐고, 이 때 발표된 성취기준이 수정 보완을 거친 뒤에야 ‘성취기준 해설’이나 ‘적용 시 고려사항’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5·18민주화운동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때 이후라는 것이다.

또한 강 의원은 교육과정 대강화에 대해서도 “내용량과 지식이 많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육 현장의 자치와 자율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교육과정 대강화는 2007 개정 교육과정 때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한 원칙인데 이전에는 명시됐던 5·18민주화운동이 왜 하필 이번 교육과정에서 빠졌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교육부는 5·18민주화운동이 교과서에 잘 서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강득구 의원실 의견에 대해 지난 2일까지도 “편찬준거의 문서 성격상 교육과정에 누락된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수용 불가’ 입장을 시종일관 고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5·18민주화운동 삭제로 인한 반발이 확산하자 이틀 뒤인 4일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직접 나서 “교과용 도서 편찬 준거에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주요 역사적 사건을 반영해 교과서에 기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이틀 전까지 안 되는 일이 이틀 후인 어제 가능한 일이 됐다. 교육부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다시 제대로 해명해야 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5·18민주화운동 삭제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수시개정해 교육과정에 다시 포함시키면 된다”고 강력 촉구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