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야외 체육시설 제설작업 ‘나몰라라’ 용산생활체육공원 등 이용 불가…시민들 볼멘 목소리 구청 “인력 부족·잔디손상 어려움, 기온 회복 후 제설” 안태호 기자

2023년 01월 05일(목) 20:02

폭설이 내린지 20여일이 지났지만 광주 동구 용산체육공원의 축구장과 체육시설 주변 등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사진은 5일 오전 주민들이 눈밭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김애리 기자

“새해부터 운동하려고 다짐했는데 쌓인 눈 때문에 할 수가 없네요.”

폭설이 내린 지 한참이 지났지만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체육시설로 인해 시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담당기관은 인력 부족과 잔디 손상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제설 작업은 어렵다는 입장이라 불편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10시께 찾은 동구 용산생활체육공원. 축구장 잔디에는 쌓인 눈이 녹았다 얼기를 오랜 시간 반복해 벽돌처럼 단단해진 얼음이 뭉쳐져 있었다.

축구장을 감싸고 있는 트랙 위에도 얼어있는 눈이 켜켜이 쌓인 탓에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지나가는 행인들의 모습이 곳곳에 포착됐다.

이곳 축구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27)씨는 “집이 근처라 항상 용산구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며 “눈이 온 지 한 달이 됐지만, 제설이 이뤄지지 않아 제설이 된 타 지역으로 가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찾은 동구의 또 다른 축구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산구장과 마찬가지로 많은 체육인과 동호인들이 찾는 시설 중 한 곳인 동구의 다목적체육관 축구장도 전혀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다목적체육관의 축구장은 인조잔디가 깔린 시설로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마치 스케이트장을 방불케 했다.

또한 축구장을 올라가는 통행로도 눈이 그대로 방치돼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축구 동호인 박모(29)씨는 “올해는 ‘꾸준히 축구 경기를 하자’가 새해 목표였는데 눈 때문에 며칠째 미뤄지고 있다”며 “체육관이나 지자체에서 제설작업을 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처럼 쌓인 눈을 제때 치우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관계기관들은 제설작업을 당장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구체육회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구장들은 구청과 체육회에서 운영·관리 부분을 나눠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독으로 제설작업을 실시하기 힘들다. 담당 구청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제설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동구 관계자는 “지난해 첫눈이 온 후 제설작업을 실시하면서 인조잔디가 끊어지고 상하는 현상이 발생해 작업을 중단했다”며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되면 잔디가 손상되지 않게 장비와 인력을 투입, 제설작업을 통해 하루빨리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