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잘 차려진 ‘현대미술 밥상’ 맛나게 즐기세요” <癸卯年 새해설계> 전환·회복 속성 지닌 ‘물’ 주목…새로운 담론 제시 동시대 미술과 교차하는 관객 참여형 작업도 눈길 최명진 기자

2023년 01월 09일(월) 19:12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잘 차려진 ‘현대미술 밥상’을 향유하시길 바랍니다.”

박양우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9일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오는 4월7일부터 7월9일까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펼쳐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80여일 앞두고 남은 준비 기간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재단과 큐레토리얼 팀은 고품격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비엔날레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미술사, 나아가 세계 문화사에 의미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시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도가의 근본 사상을 담은 ‘도덕경’에서 차용했으며,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을 함축하고 있다”며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가진 물을 하나의 은유이자 원동력 혹은 방법론으로 삼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저항과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 약 8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40여명 이상의 작가들이 신규 커미션 및 신작을 출품할 예정이다.

아울러 광주와 광주 시민들이 시작한 변화의 물결을 현대미술이라는 매체로 상호작용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광주 지역 놀이패 신명의 공동 작업을 비롯해 5·18민주화운동의 지속되는 유산을 목판화로 탐구한 작품, 전남여고 학생들이 참여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한국 여성 작가들의 시를 낭독하는 작업 등이 다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이번 비엔날레는 과정 중심의 비엔날레이자 공동체와 연대하는 예술적 실천의 장이 될 것이다”며 “1970년대 한국의 전위적인 실험미술을 이끌었던 작가들의 작품 세계가 관객 참여형 작업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동시대 미술과도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28년간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큐레이터로 입지를 구축해온 이숙경 예술감독의 활약 또한 눈길을 끈다.

박 대표이사는 “이 예술감독은 14년 동안 테이트모던에서 근무해온 경력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규모 전시의 기획 및 실행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며 “그의 큐레이팅 이력과 비서구권의 담론을 발신해온 광주비엔날레의 비전 및 정체성이 맞물리면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박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다운 비엔날레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우후죽순 ‘비엔날레’라는 이름으로 생겨나는 전시회들이 과연 비엔날레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동시대 미술, 나아가 문화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수 없다면 그것은 이미 비엔날레가 아닐 것이다. 이제 비엔날레는 본연의 철학과 의미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이사는 “비엔날레는 이 세상을 더없이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의 위상은 물론 우리 광주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인다”며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아가겠다.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내실있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