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나의 제언 / 양성진 |
| 2023년 01월 09일(월)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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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많은 이해 관계자가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산업재해의 사전 관리를 위해 위험요인 확인과 이를 제거하거나 줄이는 것은 안전보건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현장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업장 전체의 공정 설계나 생산 설비 유지 보수 담당자들까지도 참여해야 보다 완벽한 안전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외부의 이해관계자나 전문가들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왜냐하면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사람들의 관점에서 위험을 바라봄으로써 놓치기 쉬운 위험요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장에 보이는 작은 위험 신호를 곧 발생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중대재해 사고로 알아보는 방법론의 하나가 위험성평가다. 위험성평가란 사업장의 유해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해당 유해 위험요인에 의한 부상 또는 질병의 발생 가능성(빈도)와 중대성(강도)을 추정 결정하고 감소 대책을 수립 및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위험성평가는 노사가 함께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스스로 파악해 개선대책을 수립 및 이행하는 제도로, 선진국은 이미 위험성평가 중심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구축·이행 중에 있다. 영국 뿐만 아니라 독일, 일본도 위험성평가가 사업장 안전관리의 핵심 수단이라는 판단 하에 위험성평가 실시를 의무화하고 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선(先) 시정명령하고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하고 반복적으로 미이행 시 형사처벌하며, 일본의 경우에는 안전보건관계자가 위험성평가 의무 위반 시 5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도 위험성 평가의 의무화와 함께 위험성 평가 현장 안착을 뒷받침하기 위해 안전보건법령, 감독체계 및 지원제도 등 산업안전감독행정 시스템 전반을 혁신할 필요가 있고, 그간 적발 및 처벌 중심으로 운영해온 정기감독은 위험성평가 점검으로 전환해 중소기업의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컨설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장의 공정·작업을 잘 알고 있는 관리감독자 대상 위험성평가 교육을 확대·강화하고 산업안전감독관 역량을 제고하는 등 위험성평가 내실화를 위한 기반도 강화하겠다.
최근 3년간(2019-2021) 중대재해 재해조사의견서상 직·간접적인 재해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방호조치 불량(30.9%), 작업절차 미준수(16.5%), 위험성 평가 미실시(16.1%), 근로자 보호구 미착용(15.6%) 등이 사고 원인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장들은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았으며, 만들어진 규정과 절차가 현장을 반영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주기적인 점검도 없었으며, 그 결과 적기에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밖에 경영책임자 안전경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외면한 사례가 많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 안전한 사업장은 안전과 관련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지키고, 만들어진 규정과 절차는 현장을 반영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점검을 통해 적기에 보완해 간다. 또한 경영책임자 등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안전경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사전 관리를 통한 위험 감소와 사고 예방 성과는 사업장의 지속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에 따른 직·간접적인 막대한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는 것을 기존의 많은 중대재해 사고에서 배웠다. 노사가 함께 스스로 위험요인을 진단 개선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예방 노력에 따라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기규율 예방체계로의 전환이 안착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