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해법 없나

2023년 01월 10일(화) 19:22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이전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1조원이 넘는 비용 탓으로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금호타이어는 부지를 주거 또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마련하고자 하지만 절차 상의 문제에 가로막혔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도시지역 내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대상 지역은 유휴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한정된 것이다.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가 해당 시설 운영이 중단된 상태에서 사전 협상이 이뤄진 사례를 보듯 금호타이어가 먼저 공장을 비워야 한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제조업 특성상 기존 공장을 비우고 새 공장을 신축하는 것은 어렵다며 점진적 이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영 위기를 맞아 2018년 4월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월 광주 공장을 전라남도 함평 빛그린 산단으로 옮기기로 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계약 보증금을 납부한 바 있다.

광주광역시는 KTX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된 송정역세권 개발을 추진 중인데, 차질도 예상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부지 매각과 개발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미래에셋 컨소시엄과의 본계약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는 공장 용도 변경으로 생긴 땅값 상승분 차익의 40-60%를 공공 기여 형태로 내놓는 사전협상제도 활용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법적으로 협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토지의 용도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혜 시비가 불가피한 때문으로 난감해 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공장 이전 시 폐쇄 증명서까지 요구하기도 한다며 실례를 들기도 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이전은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 계획과 맞물린 주요 공간이다. 최대 주주의 전향적인 지원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장기 표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둘러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