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아이파크 붕괴’ 1년](하)머나먼 마침표 책임자 처벌·행정 처분·철거·재시공 과제 ‘산적’ 안재영 기자 |
| 2023년 01월 10일(화)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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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마침표는 찍지 못했다. 아직 책임자 처벌과 행정 처분, 철거 후 재시공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 등 전문 감정을 토대로 참사 직접 과실 책임이 입증되거나 시공·공정·불법 재하도급에 연류된 17명과 법인 4곳을 업무상과실치사상·건축법·주택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 중 HDC 현대산업개발(현장소장, 건축·품질관리 책임자) 3명, 골조 하도급사 가현건설산업(대표·현장소장) 2명, 현장 감리 1명 등 6명은 구속됐다.
수사에서 개발 사업을 둘러싼 구조적 비위까지 드러나 경찰은 사업부지 매입 과정에서 ‘중간 생략형 등기’로 부당 이익을 챙기고 철거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배임수증재)로 토지매입 업체 임원 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또 업체 선정 관련 금품 비위에 연루된 토지매입 업체 직원과 철거업체 관계자 2명 등도 배임수증재 혐의로 송치했다.
이렇게 붕괴 참사 11개월 만에 총 21명(중복 송치 1명 제외·6명 구속)이 검찰 송치됐다.
앞서 검찰은 참사 직접 책임에 연류된 HDC 현대산업개발 전 대표이사·건설본부장·현장소장 등 임직원, 가현건설산업 임직원, 감리 등 총 17명과 법인 4곳을 기소,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원·하청사인 HDC와 가현건설산업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 처분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위반 행위가 적발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 당초 서울시도 시일 내에 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2차 청문회’는 일정·장소·위원 명단 등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때문에 일각에선 청문회가 ‘봐주기 식’ 요식 행위에 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난 학동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도 당초 영업정지에서 과징금으로 대체돼 이번 처분 역시 솜방망이에 그치지 않겠냐는 우려도 높다.
광주 서구 역시 가현건설에 대한 행정처분을 1심 판결이 끝난 후 진행할 예정이다.
철거 후 재시공까지 갈 길도 멀다.
10일 서구에 따르면 전면철거는 오는 3월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구는 해체계획서를, 국토안전관리원은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한다. 검토 후 이상이 없으면 본격 철거가 시작된다.
철거는 독일 ‘PERI’사의 인력과 기술을 빌려 진행한다. 작업은 천장, 건물 벽체, 코어와 기둥 순으로 위에서부터 한 층씩 내려오는 식이며 한 층당 예정된 소요 시간은 14일이다. 벽체나 슬라브는 압쇄공법, 기둥은 다이아몬드 재질로 된 톱(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우)을 이용해 해체하며 철거된 콘크리트와 철근 등은 3개층씩 해체용 RCS로 처리한다.
작업 중 비산먼지나 주변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공사는 일시 중단된다. 서구는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비산먼지를 후드나 여과집중기로 빨아들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철거 마무리 시점은 2024년 말로, 재시공 완료는 2027년 말로 예정됐다.
서구는 완료 시점이 늦춰지는 한이 있더라도 안전을 최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공사 기일이 늦어질 경우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안전한 작업이 우선이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며 공사기일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