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사람의 아픔 헤아려 달라” 화정아이파크 피해대책위, 생존권 호소…“다이아몬드 톱 철거 반대” 안재영 기자

2023년 01월 10일(화) 19:50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아이파크 인근에서 대책위원회 상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인근 상인들이 1주기가 다 되도록 무엇 하나 나아지지 않은 현실에 생존권을 호소하며 DWS(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우, 다이아몬드 재질로 된 톱)를 사용한 철거 방식을 절대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광주화정아이파크 피해상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0일 붕괴사고 현장 인근 금호하이빌 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아남은 사람의 아픔을 헤아려 주길 호소했다.

대책위는 “붕괴 사고 직후 유가족들의 슬픔 때문에 생존권을 잃고도 죄인 심정으로 침묵했다”며 “아직 유족들의 아픔이 아물지는 않았겠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생존권도 이제는 보살펴 주시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밝힌 생존권의 주요 골자는 비산먼지가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책위는 철거 방법 중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우 방식이 절대 사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안정화 작업이라는 명목 하에 진행된 공사에서 발암 물질로 알려진 콘크리트 가루가 눈처럼 쏟아지는 피해가 이어졌다”며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우를 이용한 철거 방식은 주변 피해가 너무 많기에 절대 승인되지 않아야 하는 사안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대책위는 “콘크리트 가루가 날리지 않는 곳에서 안전하게 장사하며 잃었던 일상을 찾고 싶다”며 “우리의 아픔과 피해는 아직 진행 중이고 언제까지 일지도 알 수 없다. 제발 예전처럼 평범하게 장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읊조렸다.

1년여 전 붕괴사고 당시 지옥 같았던 아수라장을 힘겹게 탈출한 피해 상인의 처절한 절규도 이어졌다.

김남필 광주화정아이파크 피해상인 대책위원회 대표는 “매일 쏟아지는 비산먼지로 참다 못해 이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누가 만든 거냐”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게 죄다. 대단한 대기업이 공사하는 곳 옆에 터를 잡은 내 잘못이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김 대표는 “운이 좋아 겨우 살아난 아무 잘못도 없는 이들이 피해를 계속 보고 있다”며 “1주기가 다 돼가는 지금 부디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도록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봐 달라. 더 이상 피해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