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단위농협 계약직 성추행 논란 “40대 상사, 회식 때마다 노골적인 신체 접촉 시도” 농협, 신고에도 이틀간 같은 공간 근무 미온적 대처 오복 기자

2023년 01월 10일(화) 19:50

이미지출처=아이클릭아트

전남 장성 한 단위농협 계약직 여직원이 40대 상사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피해자가 이같은 피해 사실을 해당 농협측에 호소했는데도 불구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의혹까지 일어 눈총을 사고 있다.

10일 장성 한 단위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곳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A씨는 이곳 중간 책임자인 B씨가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피해자 A씨는 상사 B씨가 회사 회식이 있을 때마다 옆자리에 앉히려 했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해당 농협 직원들과 단체로 야구 관람을 갔을 때는 B씨의 직접적인 성추행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A씨는 “이날 곁으로 와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스킨십을 하려는 B씨를 피하기 위해 야구장 난간에 서서 경기를 관람했지만, B씨가 뒤쪽으로 다가와 포옹하듯 난간을 잡으면서 깜짝 놀랐다”고 토로했다.

야구 경기가 끝나고 돌아오는 차량안에서도 B씨의 노골적인 성추행이 지속됐다. 술에 취한 채 뒷좌석에서 앉아있던 B씨가 A씨의 가슴에 손을 얹자, “뭐하시는 거냐”는 A씨의 항의에 B씨가 태연하게 “‘미안’이라며 몰랐다”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

이처럼 수치심을 느낀 A씨는 계약직인 신분 때문에 혹여 재계약에 불리할까 싶어 꾹 참아 왔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달 집 앞까지 찾아온 B씨의 행동에 두려움에 떨다 결국 이같은 사실을 해당 농협측에 고발했다.

B씨가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된 A씨에게 하루에 2-3통의 사적인 전화를 지속적으로 한 것도 모자라, 전화를 받지 않자 A씨의 집 대문 앞에 2차례 딸기 상자를 두고 간 것.

업무상의 연락일지 몰라 콜백을 한 A씨에게 B씨는 ‘전화 끊지말고 문 열어봐’라며 딸기 상자에 대해 말했다.

A씨는 주소를 알려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전했다.

또 B씨는 격리중인 A씨에게 전화로 “코로나는 땀이 많이 난다던데 혼자 사니까 옷을 벗고 있으면 되겠다”며 성적 수치심이 드는 말을 했다.

A씨는 “하루에 2-3통씩 사적인 전화가 지속됐다. 동일 기간 코로나로 격리된 다른 여직원에게는 단 한차례도 사적인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농협 측은 B씨의 신고 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농협 측은 피해자의 공간 분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A씨와 B씨는 신고 후 이틀 동안 같은 장소에서 일과업무를 진행해야만 했다.

이후 A씨와 그의 가족 등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농협 측은 지난 2일에서야 B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기자는 B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할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해당 농협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중앙농협 감사위원회가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사건이 원만하고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 조사 결과에 따라 내달 중순께 A씨에 대한 징계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