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여지(餘地)
2023년 01월 11일(수) 19:18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권력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權力不可使絶), 돈은 모두 쓰지 않으며(金錢不可用絶), 말은 모두 하지 않고(言語不可設絶), 일을 함에 있어서도 완전히 끝내지 않는다(事情不可做絶).” 세상사 어떤 일에서든 여지(餘地)를 남겨둔다는 뜻이다. 어떤 이들은 저런 행동을 보고 “통쾌하지 못하다”, “치사하다”, “분명치 못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을 오래 살아본 경륜이 많은 사람이나, 인생의 다양한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저 문장이 얼마나 많은 지혜가 담겨져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경구(警句)라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보름달이 만개하면 이제 점점 줄어들면서 기울게 된다. 자연의 모든 만물은 정점(頂點)에 이르면 내려오게 되어있다. 이를 역학에서는 음양(陰陽)의 태극으로 둥글게 표현하면서 만물의 순환을 나타냈다. 밝음과 강함의 대명사인 양(陽)의 정점에 다다르면 음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어두움, 부드러움의 대명사인 음(陰)이 정점에 양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쉽게 설명하면 칠흑 같은 자정시간의 밤이 넘어가면 서서히 먼동이 트면서 밝은 해가 뜨기 시작한다. 밝은 해가 정점인 정오시간이 지나면 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면서 어둠이 찾아오는 이치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는 인간사에서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모르고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줄 알고 무소불위로 권력의 힘을 사용하다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는 수많은 독재자들과 권력자들을 보아왔다. 또한 사업이 잘되고 돈이 잘 벌린다고 무한히 사업을 확장하거나 대책 없이 돈을 쓰다가 파산하는 수많은 기업이나 개인들을 접했다. 또한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함부로 하고 남을 비방하다가 하루아침에 명예를 잃고 사회에서 퇴출당하는 수많은 정치인들, 연예인들도 많다. 또한 앞뒤 가리지 않고 무모한 행동을 하거나 일중독(workaholic)에 빠져서 재기(再起)의 발판을 잃거나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 적당함을 모르고 서로가 극단으로 치닫는 집단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정치다. 여야는 새해 정초부터 북한 무인기로 정쟁을 하고, 서로가 상대방의 수장을 공격하고 흠집을 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의 정쟁은 민생(民生)을 파탄으로 이끌 것이며 전쟁을 불사한다며 서로 극한 대립하는 남북관계는 한반도가 공멸(共滅)하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여지(餘地)를 남겨두는 것은 서로가 공생(共生)할 수 있는 지혜의 수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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