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선거구에 회의적인 광주·전남 국회의원

2023년 01월 11일(수) 19:18

새해 벽두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월까지 각 정당에 선거법 개정안을 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매일신문이 18명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응답자 17명(양향자 의원은 해외 출장 중) 중 4명만 찬성했다. 기득권의 혁신을 위해 국민들의 정치개혁 염원을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반면 반대나 유보 또는 기타 의견을 낸 나머지 의원들은 선거구제 개편시 얻을 순기능 보다는 역기능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중대선거구제가 현재의 양당 독점구조를 완화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봤다. 농어촌의 경우 지나치게 선거구가 넓어 현행대로 소선거구제가 적합하다는 주장으로 권력구조의 개편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선거구에서 1명을 뽑으면 소선구, 2인 이상이면 중대선거구제다. 또 선출 인원이 2-4인일 때 중선거구, 5인 이상은 대선거구제로 분류한다. 중대선거구제는 영·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삼은 정당 구도를 깨뜨려 영남에서 진보 인사가, 호남에서 보수 인사가 당선되고, 소수 정당 출신도 배출할 수 있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를 통해 방향을 찾아야 한다. 특히 중대선거구제가 제1, 2당의 나눠먹기식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극단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비례대표를 늘리고 신인들에게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는 지역주의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선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내년 4월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 시한은 올해 4월까지다. 중대선거구제는 향후 국회 정개특위에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된 특위에선 농촌은 소선거구를 유지하되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를 적용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가 논의됐다.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이번에는 국민들이 신뢰할 만한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