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살림…올해도 한턱 내기 힘들어요” 식용유 24%·라면 11% ‘쑥’ 장바구니 물가 ‘들썩’ 외식·서비스 7%↑…차례상 비용 4.1% 상승 전망 양시원 기자

2023년 01월 13일(금) 01:00

사진=연합뉴스

“물가… 참… 아내와 영수증을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봐도 지출을 줄일만한 뾰족한 수는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12일 오후 광주 북구 소재 한 대형마트.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온 이형수(44)씨는 정육코너에서 포장 삼겹살 가격을 유심히 살피고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이씨는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다”며 “보통 1주일에 한 번 장을 보는데 올 때마다 제품별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가파르게 뛴 물가를 체감하기 위해 5만원 한도를 설정하고 직접 장보기에 나섰다.

국산 삼겹살 500g 1만4천원, 국내산 양파 3㎏ 8천970원, 해표 식용유 1.8ℓ 7천480원, 맥심 커피믹스 50입 8천790원, 코카콜라 1.5ℓ 3천740원, 신라면 5입 4천100원, 페리오 치약 3입 1만900원 등을 담으니 카트의 절반도 채워지지 않았음에도 금액은 예산을 훌쩍 넘긴 5만7천980원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1월 광주시의 ‘소비자물가 모니터링 결과’와 비교했을 때 모든 품목에서 급등한 가격이다. 실제 삼겹살은 3천383원(31%), 양파는 2천94원(30%), 식용유는 1천492원(24%), 커피믹스는 1천93원(14%), 콜라는 407원(12%), 신라면 420원(11%), 치약은 2천686원(32%) 더 비쌌다. 지난해에는 동일 품목을 1만원 가량 저렴한 4만6천405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광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가 맞물려 곡물, 석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으며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 문제 등이 겹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월 대비 12월의 김밥과 김치찌개, 백반 등 8개 대표 외식 품목 가격을 분석한 결과, 적게는 3.5%에서 많게는 9.8%까지 올랐다. 평균 상승 폭은 6.8%였다. 같은 시기 통계청이 집계한 전체 외식 물가는 7.1% 상승했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는 6.3% 뛰어 소비자물가보다 더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5% 오른 목욕비 등을 포함한 5개 품목의 개인 서비스요금도 평균 7.5%, 공공요금의 경우 도시가스(가정·취사) 소비자요금이 38.9%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광주의 상용직 월평균 임금은 328만4천566원으로 전년 대비(314만1천221원) 4.6% 오르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 이후 첫 설을 맞이하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4인 가족 기준) 비용을 전통시장 이용 시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25만4천500원, 대형마트 이용 시 2.1% 오른 35만9천740원으로 전망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