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웅의 캔버스 산책]눈부시게 아름다운 섬진강(6)

2023년 01월 15일(일) 19:12

‘옥출산 덕석바위’

꽃여울 달여울 마을에서 4.2㎞쯤에서 옥출산이 보인다. 옥이 나온다고 알려진 저 산 북쪽에는 모양이 덕석같다는 ‘덕석바위’, 문턱 같다는 ‘문턱바위’가 있다. 그 비슷한 모습에 빙그레 웃은 뒤 조금 더 걸어간다. 이전 풍광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에 놀란다. 무엇보다 길 자체가 넓어지고 포장돼 있다. 그리고 옛 모습이 남아있는 길이 연결고리처럼 간간이 나타나며 과거 시간으로 초대하고 있다.

섬진강 이웃 마을을 이어주는 강변 절벽을 깎아 빚어낸 풍경은 오랜 세월 변치 않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과 오늘을 이어주는 포인트다.

이 마을 전체를 덮다시피 한 암반과 푸른 강물의 속살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그 속살을 헤집으며 삶을 개척해온 마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이 흥미롭다. 마을 깊숙이까지 들어와 하얀 언덕으로 쌓인 강 모래의 실체는 신비롭기까지 한다.

그저 앞만 보며 걷는다면 보통걸음으로 일주일 조금 넘게 걸린다. 그러나 나, 노의웅은 작품과 섬진강의 순수한 힘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무턱대고 걷기만 할 수는 없다.

끈기와 순수한 기운을 느끼면서 나의 작품에 도움이 될 만한 곳에 이르러선 찬찬히 둘러본다. 때로는 더 살펴보기 위해 곁가지 길로 빠져 나가기도 한다. 혹 섬진강 종주를 생각하는 이들은 시간을 넉넉히 잡고 진행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주로 강둑을 걸어야 하는 관계로 전 코스 내내 그늘진 곳이 거의 없다. 햇볕이 걱정되는 계절이라면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등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섬진강에서 화가 노의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