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공영주차장 ‘고무줄 요금’ 시민 불만 요금 기준 명시 불구 퇴근 이유로 과다 금액 선납 요구 위탁업체 “구청 용인”…동구 “부당 징수 없도록 관리” 안태호 기자

2023년 01월 15일(일) 20:06

광주 동구에서 위탁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들이 최근 부당 요금을 요구한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오후 동개천복개 노상 유료 공영주차장./안태호 기자

“제대로 된 요금을 받지 않고 시민들에게 바가지나 씌우는 곳이 공영주차장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요?”

광주 동구가 위탁 운영하는 관내 유료 공영주차장 가운데 일부가 이용 시간보다 많은 선불요금을 요구하고 있어 불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례 대부분 주차장 관리원이 퇴근을 이유로 먼저 요금을 걷는 식이라 관할 행정기관의 적법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5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주차장법 제8조1항에 의거, 4곳의 공영주차장을 입찰을 통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위탁 기간은 2년이며 기간에 발생하는 모든 수입은 위탁업체가 갖는다.

요금 부당 사례가 이어진 주차장은 광주 동구 전남여고 후문 앞에 위치한 ‘동개천복개 노상공영 유료주차장’으로, 1급지로 분류된다.

분류 기준에 따라 이곳 주차장은 최초 30분까지 700원을 받으며 추가 15분당 350원을, 1일 최대 주차요금으로 8천원을 받는다.

이렇듯 분류 기준과 조례에 따라 주차장 이용 요금을 받아야 하지만, 최근 관리원의 퇴근 시간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사용료를 미리 정산해달라는 요구 사례가 있어 담당 자치구의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30일 오후 6시께 이곳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다는 박모(41)씨는 “주차하고 나오자마자 관리원이 선불 요금 2천원을 요구했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올 건데 왜 요금을 미리 내야 하냐고 묻자 관리원은 일정변경, 식사 등을 이유로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우리도 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걷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정해진 요금 기준이 있는데 주차장을 관리하는 곳이 자신들의 편의를 이유로 요금을 미리 걷는 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이의제기를 했지만 관리원은 ‘구청에서 이렇게 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며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사설도 아닌 공영주차장이 요금을 ‘고무줄’ 마냥 제멋대로 받는 게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는 이곳뿐만 아니라, 동구의 다른 공영주차장 역시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드러나지 않은 시민들의 피해는 더욱 많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같이 ‘불합리’ 한 요금을 징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요금 사전 요구가 가능하단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동구 주차장 조례 제6조 1항 3호에 따라 운영 종료 2시간 전에는 요금을 미리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요금을 선·후불 중 어떻게 걷을지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사용한 금액만 지급하도록 후불로 하는 게 맞다”며 “미리 선불요금을 지불한 후 일찍 돌아오는 사람에겐 금액을 돌려줘야 하는 데 이런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상시단속은 현실상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관리 업체들이 운영과 요금징수를 정당하게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부당한 요금을 지불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인 지도·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