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광주천서 수달 포착…멸종위기 생물 보금자리 절실 순천만서 흑두루미 4천여마리 월동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무등산 사유지 매수 등 추진 오복 기자

2023년 01월 15일(일) 20:06

15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천에서 멸종위기 1급 종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잉어를 잡아먹는 모습이 포착됐다.<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천 수달. /영상제공=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에서 최근 멸종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 수달과 흑두루미가 관찰된 가운데 이들에게 자연 보금자리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심 속 자연생태계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무등산 사유지 매수 등이 추진되지만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광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0분께 광주천에서 멸종위기 1급 종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잉어를 잡아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수달은 야행성으로 한낮에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은 물론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찰하기 쉽지 않고, 도심에서 관찰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 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광주천에서는 2010년 수달 서식이 확인된 이후 광주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종종 목격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12일 순천시의 한 논밭 위에서는 흑두루미 약 4천여마리가 관찰됐다.

흑두루미는 겨울 철새로 동부 시베리아, 만주, 몽골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이다.

현재 전 세계에 1만6천-1만8천 마리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흑두루미는 자연·인위적인 위협을 없애거나 줄이지 않으면 조만간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1950년대까지는 낙동강 하구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갯벌이 사라지고, 먹이터인 논이 공장으로 바뀌면서 이동 경로가 순천만 쪽으로 바뀌었다.

이에 순천시가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를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 등 보금자리 넓히기에 나선다.

순천시는 순천만 대대뜰에 운영 중인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62㏊에 더해 근처에 있는 인안뜰에도 109㏊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희망농업단지는 농지에서 볍씨를 거두지 않고 먹이로 사용하는 대신 농민에게 1㏊당 360만원의 지불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농사는 낙곡을 먹는 새에게 해를 주지 않기 위해 친환경 방식으로 짓는다.

이와 함께 전신주를 뽑고 용수로도 지어야 한다. 흑두루미가 전신주에 부딪히거나 전선에 걸려 다치고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양한 천연기념물이 밀집된 무등산국립공원도 자연자원 보전 및 훼손 예방을 위해 공원 내 사유지 매수에 나섰다.

공원 내 사유지 매도를 희망하는 자는 오는 2월12일까지 토지매수 신청서 등의 구비서류를 갖춰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와같은 다양한 정책사업에도 불구하고 환경 전문가들은 생물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수달이 관찰될 정도로 광주천의 자연성이 회복되고 있지만, 광주지역에서 수달이 로드킬 당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며 “광주천이 좀 더 많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수유입 100% 차단 ▲인공구조물 최소화 ▲자연으로 돌려주는 구간 확대 ▲광주천의 자연유입 수량 증대를 위한 정책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