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詩 전문지 ‘시인회의’ 문병란·김준태 시인 다뤄 일본현대시인회 이사장 사가와 아키 시인 한국편 집필 최명진 기자

2023년 01월 17일(화) 19:31

일본 ‘시인회의’가 발행하는 시 전문지 ‘시인회의’가 2023년 2월호(725호·사진)의 특집 ‘해외시’ 한국편에 이상화 시인과 함께 문병란, 김준태 시인을 다뤄 눈길을 끈다.

1963년 창립 후 60주년을 맞은 ‘시인회의’는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으로 월간지 ‘시인회의’를 발행하며 각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편에서는 ‘조선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시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편역)을 거론하며 광주의 시인들을 주목했다.

한국편을 담당한 집필자는 줄곧 한일문학 교류에 애써오며 K문학 소개에 앞장서온 사가와 아키 시인. 그는 일본현대시인회(회원 1047명)의 이장직을 맡아 수행 중인 중견 시인이다.

사가와 시인은 한국편 도입부를 통해 이태원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생긴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한국 젊은이들이 어려운 삶 속에서 남북분단으로 군 복무의 문제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생명과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삼는 김준태 시인에 대해서는 “광주 의거를 세계에 알린 통일을 염원하는 시를 썼다”며 “그의 시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는 남북분단 극복에 대한 염원을 유연하게 노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가와 시인은 30권이 넘는 시집을 남긴 문병란 시인에 대해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를 썼으며 그의 시 ‘직녀에게’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정훈 교수가 집필한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시편에 나타나는 저항성 비교 고찰’을 언급하며 “문병란의 일본 인식, 마쓰다 도키코의 조선 인식을 대조해보고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민주화 투쟁, 권력에 맞선 저항의 모습 등도 비교 고찰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사가와 시인은 말미에 “이들과 같은 시인들의 오랜 기간에 걸친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 민족 저항시인에 대한 논고를 읽고 군비증강이 아니라 대화와 이해를 위한 길을 걸어야 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