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음식문화거리 사업은 충분히 예견된 실패

2023년 01월 17일(화) 19:38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 동구가 지속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을 내리고 광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종료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연차별 실시계획안이 변경돼 2028년까지 5년 간 연장할 수 있게 됐지만 높은 임대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축소 등의 여파로 대표 음식점들이 줄폐업, 특화거리로서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화려한 조명을 내건 술집과 갖가지 프랜차이즈 식당, 노래방 등이 빼곡히 들어선 유흥 가인 구시청사거리 일대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지구로 변화시키려던 전략이 애초에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별반 소득을 내지 못하면서 전형적 탁상행정에 따른 예견된 실패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동구는 201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이후 방문객이 연간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 2023년까지 245억원(국비 69억원·시비 38억원·구비 38억원·민간자본 100억원 등)을 투입하는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 54억3천400만원을 집행했음에도 성과라 할 것도 없이 미미하다. 2018년부터 15개 전문점이 문을 열었으나 지금 5곳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입점 2년 후 동구의 임차비 지원이 끝나자 운영난을 호소하면서 폐업했다. 아시아음식문화거리 곳곳에 설치된 벽화와 미디어아트 등 조형물 역시 동떨어진 모습이고, 곳곳에는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방치돼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다. 동구는 젊은이들이 마음껏 끼와 멋을 표출하는 등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함께 인접한 구시청사거리를 아시아음식문화거리로 육성한다는 도전은 빛이 바랬다. 목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청년 문화지구로서의 변경 또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협의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는 안 된다. 겸허하게 비판을 수용하는 한편으로 가시적 효과를 담보하는 대안 마련에 온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