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폐과도 속출 지방대학 소멸 위기 가속화

2023년 01월 17일(화) 19:38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5년 간 광주지역 4년제 7개 대학에서 27개 학과가 폐과를 결정했다.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교원들의 신분도 파리 목숨처럼 위태롭다.

교육사회단체인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에 따르면 폐과 교원 수는 97명으로 송원대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주대 16명, 조선대 15명, 남부대 14명, 호남대 11명, 전남대 8명, 광주여대 7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교원 중 대다수는 다른 학과로 변경(61명)했거나, 재학생이 남아 있어 존속(28명) 중이었으며, 일부는 불이익을 받았다. 학과 배정 없이 강의만 하거나 임금이 삭감되는가 하면, 직권 면직당한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시민모임은 학과가 폐과되는 것 뿐만 아니라, 통·폐합되면서 전임교원(전공교수)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학생들은 강의의 선택 폭과 수준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학은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유지해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경쟁력이 약한 지방대학은 생존을 위해 폐과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은 더욱 늘어날 전망으로,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

지방대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심화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최종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208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 전국 14개 대학 26개 학과에는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모두 비수도권에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다군 별로 1곳씩 3번을 지원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면 미달로 간주하는데, 이런 경우도 수두룩하다.

광주광역시는 대학의 위기 극복에 공감, 긴밀한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부족은 지역의 당면 문제가 됐다. 기초학문 분야에 속하는 학과들의 정원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임시 방편이다. 벚꽃 피는 순서로 망한다고 했지만 무의미하다. 전부 문 닫을 판이다. 지방대학의 활로를 위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