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화재 제로화를 위한 안전 의식 제고 / 박상래

2023년 01월 17일(화) 19:38

박상래 담양소방서장

매년 이때쯤부터 시작된다. 건축 공사장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히는 시기 말이다.

지난해 1월 소방관 3명의 생명을 앗아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20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가 그러했다.

최근 5년간(17-21년) 용접·절단·연마로 인한 화재는 모두 5천847건으로 459명(사망 27·부상 432)의 인명 피해와 1천490여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공사장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연물 관리 소홀, 작업자의 안전 수칙 미준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즉 관계자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게 대부분이다. 건설 현장에는 스티로폼 단열재 등 화재 시 다량의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는 가연성 자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공사현장은 건축 자재를 소방 설비가 미흡한 내부 공간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불이 나면 연소 확대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첫째 공사 관계자들의 화재 안전 의식 제고다. 이는 매년 겨울철 화재 안전 대책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현장 수준에 적합한 임시 소방 시설을 설치하고 용접 작업 시 작업자로부터 5m 간격으로 소화기를 배치해 유사시 초기 진화를 시도해야한다.

셋째 용접 작업 반경 10m 이내 가연물을 쌓아두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용접 작업 후 30분 이상 주변 불씨가 남아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공사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장 화재 발생·화재 피해의 우려가 큰 시설에 소방시설공사 착공 신고일부터 건축물 사용 승인일까지 건설 현장 소방 안전 관리자를 선임 신고해야 한다.

신고 대상은 연면적 합계가 1만5천㎡ 이상, 지하 층의 층수가 2개층 이상, 지상 층의 층수가 11층 이상, 냉동창고, 냉장창고 또는 냉동·냉장창고로서 연면적이 5천㎡ 이상 건축물의 신축·증축·개축·이전·용도 변경 또는 대수선을 하는 경우다.

소방서의 선제 화재 예방 대책과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 의식 함양이 어우러져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길 바란다. 그렇다면 올해는 물론 내년 이때쯤에는 용접·불티로 인한 화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