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90% “내국인 못 구해 외국인 고용” 중기중앙회 조사…체류 연장·불성실 외국인력 제재 장치 필요 양시원 기자

2023년 01월 18일(수) 20:02

지난해 중소 제조업체 10곳 중 9곳은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평균 5.4명의 외국인 근로자 추가 고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1월9-25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전국 중소 제조업체 1천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이들 중소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가장 큰 이유로 90.6%가 ‘내국인 구인 애로’를 꼽았다. 이는 2021년 ‘내국인 구인 애로’가 차지한 비중(75.7%)에 비해 14.9%포인트(p) 급등한 수치다.

중소기업이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내국인 취업 기피’가 74.8%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임금·복지 수준’이 64.0%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응답 기업들은 내국인 취업 기피를 비롯한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및 인구절벽에 따른 생산 가능인구 감소로 인해 평균 5.4명의 외국인 근로자 추가 고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다수의 중소기업(81.0%)은 현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최대 9년8개월)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전체 응답 기업의 62.9%가 3년 이상의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현 고용허가제의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로 ‘불성실한 외국인력에 대한 제재장치 마련(사업장 변경 횟수 축소 등)’이라고 답변, 입국과 동시에 친인척이 있는 지역으로 근무처 변경을 시도하거나 높은 급여를 요구하며 업무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등의 사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 후 6개월 미만, 6개월-1년 미만 각각 근무처를 변경한 비율은 22.5%, 19.8%였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미숙련 직종에 대한 국내 근로자 취업 기피가 심화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간 도입 규모 확대 등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직업훈련 강화와 함께 기업에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부당하게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균형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