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 골든타임, 시민 여러분이 지켜주세요” ●송정역시장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 현장 가보니 불법 주정차 등으로 출동 지연 시 강제 처분 가능 광주소방 출동소요 평균 6분8초…“시민 협조 중요” 주성학 기자

2023년 01월 18일(수) 20:16

골든타임의 범시민적 관심과 동참 분위기 조성을 위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이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역시장 일원에서 광산소방서 주관으로 열렸다./주성학 기자

“여러분의 소방차 길터주기 참여가 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살립니다.”

18일 오후 2시께 광주 광산구 송정역 시장 앞에선 훈련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날 광주 광산소방서가 주관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은 송정역에서부터 광산구청, 송정매일시장 인근 대로 2.4km 구간에서 실시됐다.

훈련에는 순찰차, 지휘차, 펌프차 2대 등 소방차 4대와 14명의 소방대원이 투입됐다.

오후 2시10분께 송정5일시장 인근에 도착하자 소방차에선 “소방차 길터주기, 이제는 양보가 아닌 의무입니다. 소방차에게 양보 운전을 하지 않을 경우 도로교통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를 들은 시민들은 건물에서 나와 훈련중인 소방 차량의 행렬을 지켜보며 사진을 찍거나 관심을 가졌다.

특히 이날은 송정5일시장의 장날이라 주변 일대의 도로는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차량들로 정체가 심했다. 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한 시민들이 도로에 차량을 주차해 둔 탓에 길 터주기 훈련이 무색할 정도로 교통 혼잡이 극심했다.

그러다 안내방송 소리가 들리자 1·2차로 위에 운전자들이 소방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차선을 바꾸며 길을 양보했다. 한 운전자는 정차된 차로 급히 돌아와 차를 빼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보행자들도 잠시 멈춰 서며 소방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등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이 실제 비상상황에서도 연출돼 ‘골든 타임’을 지키는 게 이번 훈련의 목적이며 소방 대원들의 바람이다.

광주소방본부가 신고 접수부터 현장 도착까지 규정하고 있는 골든타임(철근·콘크리트 건물 기준)은 7분으로, 목조건물의 경우 5분이다.

지난해 광주소방당국의 평균 출동소요시간은 6분8초였다.

이를 지키기 위해 소방당국은 소방기본법 제25조에 따라 소방활동을 위해 긴급하게 출동할 때 소방자동차의 통행과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과 물건 등을 제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

이날 훈련을 지휘한 박성식 광산소방서 대응총괄팀장은 “화재 현장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소방차가 출동할 때 운전자들은 서행하며 도로의 좌·우측으로 양보해야 한다”며 “특히 야간에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소방차량 진입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자주 있는데, 소방차가 신속하게 출동하지 못할 경우 화재가 확산되고 응급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팀장은 “화재 재난 상황에서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1분 1초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광산소방대원들은 광주 송정역에서 귀경·귀성객을 대상으로 ▲응급상황 대비 CPR 심폐소생술 day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캠페인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