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대학병원 설치, 정부 약속 지켜져야” 주철현, 전남도·동료 의원들에 이해·협조 요청 의대 신설과 대학병원 설치 투 트랙 전략 제시 전남 동부권·서부권 과당 경쟁 촉발 위험 내재 김진수 기자

2023년 01월 18일(수) 20:19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은 18일 “여수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는 현재 전남도민의 염원인 전남권 의대설립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문제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의 여수 설치는 여수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국가의 책무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주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17년 전 전남대와 여수대 통합 당시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여수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지만, 자칫 전남권 의대 유치를 염원하는 전체 전남도민들의 기대와 달리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과당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해 11월 15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이주호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여수대·전남대 통합 과정에서 발표한 ‘통합양해각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한 바 있다.

실제 전남대-여수대는 2005년 6월 12개 항의 통합양해각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제4항 한의대(한방병원 포함) 설립을 인가받아 여수캠퍼스에 둔다 ▲제9항 의료기관(전문병원 등)을 여수캠퍼스(국동)에 설치 운영한다는 등의 핵심 약속이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은 “여수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설치하는 일은 정부의 17년 전 약속을 믿었던 여수시민과 여수대 동문들에 대한 ‘약속 이행’이자 ‘피해 배상’ 차원의 당연한 조치”라며 “교육부가 약속한 여수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설치는 여수시민들의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천금같은 권리이자 국가의 구체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남도는 물론 다른 전남권 국회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 전남도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전남권 의대 설립 문제와 관련해 자칫 동부권과 서부권의 과당 유치 경쟁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금 전남이 전체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전남권 의대 설립을 위해 똘똘 뭉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여수에서 종합병원 설립 약속을 이행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겨있던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지역 여론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국회의원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불협화음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회 예산심사 당시 주 의원의 요청으로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건립방안 용역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을 예산서 부대의견으로 명기하기로 예결위 여야 간사 및 정부와 합의했으나, 전남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전남도에 국립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일은 도민의 오랜 숙원”이라며 “날로 심각해지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를 포함해 전남의 모든 공직자들이 하나로 뜻을 모아 국립 의과대학 신설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하지만 여수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설치하는 일은 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17년 전 전남대-여수대 통합 당시 정부가 했던 약속을 이행하라는 차원의 여수시민들의 뼈저린 목소리일 뿐”이라며 “전남도는 기존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노력과 함께 17년 전 여수에 했던 정부의 약속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 트랙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여수시민들과 함께 전남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노력하겠다”며 “전남의 미래를 위한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과 더불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여수 설치’라는 17년 전 정부 약속이 꼭 이행될 수 있도록 힘과 뜻을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