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성수기 가격 하락으로 시름 깊은 한우 농가

2023년 01월 19일(목) 20:17

설 연휴를 앞두고 한우 가격은 1년 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축산농가의 소 사육 수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공급량이 증가했으나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량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최고 성수기를 맞아 주춤하지만 하락세가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농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에 실질 수급 방안을 촉구하며 대대적이고 전국적인 소 반납 집단행동까지 예고했다. 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한우 두당 생산비는 1천100만원인데 도매가격은 평균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가격 폭락과 농가의 극단적인 선택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고 못박았다. 전국한우협회 광주전남도지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고, 도축 물량 증가분에 대한 정부 비축 및 시장격리와 같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군 급식에 한우 암소를 추가 공급하고, 소비자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등 현실적 조치를 요구했다.

마침 전남도는 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료구매자금 무이자 지원 24억원 등 한우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27개 사업에 1천75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에 배합사료 가격 안정기금 조성과 인상차액 지원, 구매자금 조건 완화 등 경영 정상화, 도소매가격 연동제 등을 최초로 건의했다. 또 한우고기 군납 확대 및 비축, 수입 쇠고기의 한우 대체공급 시 차액 지원 등 수급 조절정책을 전국적으로 동시에 조기 시행되도록 힘쓰고 있다.

한우 가격이 25%나 급락했다. 소비 촉진 활성화와 함께 사료값 안정화 등 생산비 지원을 위한 특단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소매점과 식당들이 인건비와 운영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유통 시스템 상의 문제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에서 유통비 비중이 48%에 이르는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채 해야 하겠는가.

정부가 더는 소극 대응해선 안 된다. 방관자적 태도에 농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농가가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책임있는 역할이 시급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