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부모님 얼굴 어서 보고싶어요” ●설 앞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송정역 풍경 사회적거리두기 해제한 첫 설 이른 귀성 행렬 KTX 작년比 약 2배·버스 5% 가량 예매율 상승 오복·안재영·주성학·안태호 기자

2023년 01월 19일(목) 21:23

민족 대명절 설날 연휴를 앞두고 많은 귀성객이 고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은 19일 광주종합터미널(사진 上)과 지난 18일 광주 송정역./안태호 기자

“엄마 얼굴 실컷 보고 연휴 동안 힐링하고 가렵니다.”

고향의 포근한 정을 나누는 민족대명절 설(구정)을 맞아 귀성길 대이동이 시작됐다.

특히 이번 설은 지난해 설과는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친지들이 모여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을 사흘 앞둔 19일 오전 9시께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이른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과 고향을 방문한 귀경객들은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매표소 한쪽 줄에서는 귀경객들이 되돌아갈 표를 미리 예매하고 있었다. 대부분 인터넷 등으로 예약을 못한 어르신들이 매진된 자석 중 남는 자리를 찾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이성훈씨(30)는 “취직하면 명절 때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물가도 올라 월급이 빠듯하다”며 “직접 사지 못하고 회사에서 나온 선물만 들고 가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다. 대신 연차를 사용해 남들보다 일찍 온 만큼 집안일도 도맡아 하고, 부모님께 애교를 부리며 만회해 볼 생각이다”고 미소지었다.

터미널 도착 승강장 역시 양손 가득 선물을 든 귀경객들로 붐볐다. 이른 아침부터 고향에 오기위해 아침을 거른 이들이 김밥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모습도 보였다.

최태영(38)씨는 “내 고향 광주에 3년만에 왔다. 설 연휴를 다 보내고 가고 싶지만 일 특성상 연휴에 출근을 해야 해 일찍 오게 됐다”면서 “경기도에 살고 일이 바빠서 평소에 잘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짧은 연휴지만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설인만큼 부모님께 얼굴 비추는 것이 도리다”고 선물세트를 들고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가족과 함께 귀성길에 나선 김성은(42)씨도 “아들이 방학도 했고 부모님이랑 오랜시간 보내고 싶어서 남편 혼자 두고 먼저오게 됐다”며 ”어린 아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면 참 많이 좋아한다. 더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못 그래서 죄송할 따름”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광주 송정역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설이 4일 남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송정역 대합실에는 캐리어와 선물보따리를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최수영(52)씨는 “두 자녀가 방학을 맞아 용산에 위치한 요양병원에 아이들과 어머니를 뵈러 간다”면서 “지난해 설에는 찾아뵙지 못해 죄송스러웠는데 오랜만에 뵐 수 있어 기쁘고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 한껏 설렌다”고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대합실에서는 오랜만에 상봉해 연신 포옹을 하면서 손을 쓰다듬던 모녀도 눈에 띄었다.

황금례(64)씨는 “다 큰 딸이지만 막내라서 그런지 마냥 어린 아이같다”면서 “오랜 만에 만난 만큼 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딸 김성아(31)씨는 “그동안 엄마가 만든 음식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면서 “이번 설 연휴에는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들을 배 터지게 먹고 엄마 얼굴도 실컷 보며 충전해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송정역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역이 붐비고 있다”면서 “올해는 체감상 지난 설과 비교해 더 많은 귀성·귀경객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설 연휴 기간 광주 송정역 KTX와 광주고속버스 예매율 모두 상승했다. KTX 예매율은 호남선 50.6%, 전라선 57.2%로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체 좌석의 절반을 제한한 것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광주고속버스 예매율도 26.96%에서 31.12%로 5% 가량 증가했다.

/오복·안재영·주성학·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