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도의 포근한 情 가득 안고 다시 일상으로’ ●설 연휴 마지막날 광주공항·터미널·송정역 풍경 안태호·주성학 기자 |
| 2023년 01월 24일(화) 1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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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낸 귀경객들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에 분주했다.
오전 11시께 광주송정역은 귀경객과 배웅에 나선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합실은 양손 가득 부모님이 주신 음식 보따리를 짊어진 막바지 귀경행렬로 북적였고, 기차 탑승구 앞에는 이별이 못내 아쉬운 가족들이 연신 손을 흔드는 모습이었다.
귀경객의 얼굴엔 오랜만에 부모님을 뵀다는 기쁨과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남영욱(43)씨는 “오랜만에 고향집에 내려와 가족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성묘도 다녀 왔다”며 “요즘 경기가 어려워 많이 힘들었는데 부모님도 뵙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와 다시 열심히 생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합실 한 커피숍에는 매서운 한파로 언 몸을 녹이려 음료를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김정민(37)씨는 “지난 설에 코로나로 인해 찾아뵙지 못하고 영상통화로만 인사드렸는데 이번에는 아버지를 직접 만나서 많은 조언도 듣고 격려도 받아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귀경객들을 떠나보내는 부모님들의 아쉬움도 느껴졌다.
정두금(73·여)씨는 “자식들과 함께 오랜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오랜만에 만난 아들이 너무 반갑고 코로나 조심하고 항상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날 기준 광주 송정에서 용산행 열차를 하루 43회 운행한다. 이중 모든 열차가 매진이었다.
같은 시각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서도 귀경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터미널은 캐리어를 끌고 가족들과 작별 인사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손수레 가득 특산물과 선물세트를 안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걸음은 분주했다.
지난해 설날에 비해 광주종합터미널을 찾는 사람들은 5%이상 늘었고 이동 시간이 긴 서울, 부산, 강원 등의 우등 좌석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설날을 맞아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옥과를 다녀온 김희연(29·여)씨는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지만 일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죄송할 따름이다”며 “오랜만에 뵙는데 흰머리, 주름이 늘어 눈물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고 울먹였다.
김현우(33)씨는 “부모님이 명절 음식, 밑반찬 등을 바리바리 싸줘서 소중히 들고 간다”며 “집에서 오랜만에 푹 쉬다 가는데 이렇게 열심히 음식까지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배웅을 위해 탑승장까지 따라 나온 사람들은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서울로 상경하는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터미널을 찾은 유형만(55)씨는 “아들이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해서 재수를 하기로 해 서울에 있는 기숙학원에서 공부 중”이라며 “올해는 꼭 원하는 점수를 받아 대학에 입학해 내년 명절에는 걱정없는 행복한 연휴를 맞이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폭설로 인해 광주공항 김포·제주 등 항공편이 속속 결항되면서 비행편을 이용하는 귀경객은 혼란에 빠졌다.
같은 시각 광주 공항은 폭설주의보를 전해 듣고 막바지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찼다.
일부시민은 버스나 기차표를 예약하려고 분주했고, 안내데스크로 찾아가 표를 취소하는 귀경객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내 포기한듯 캐리어를 이끌고 공항을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종찬(57)씨는 “김포가는 비행기가 결항돼 집에 갈 도리가 없다”면서 “버스랑 기차표도 알아보고 있는데 모두 매진이라 골치아픈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진주(27·여)씨는 “혹시나 해서 급하게 왔는데 내일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회사에 전화해서 우선 연차를 쓰고 내일 열차표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주성학 기자
안태호·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