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보고 싶네요”…악천후 속 추모 열기 한파특보·눈바람 뚫은 발걸음 속 ‘그리움 가득’ 안재영 기자 |
| 2023년 01월 24일(화) 1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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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공원 일대엔 한파특보의 영향으로 매서운 찬바람과 눈이 쉼 없이 내렸지만, 가족들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은 그칠 줄 몰랐다.
자녀들과 함께한 일가족부터 홀로 온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추모객들은 각자의 가족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제2추모관에 들어선 한 남성은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봉안함 앞에 멈춰 서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함께한 여성도 흰 국화꽃을 귀퉁이에 꽂고 묵념을 올렸다.
남성은 “살아계실 때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늦었지만 그만큼 좋은 사람을 데리고 왔으니 이해해 달라”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참 동안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던 그는 “오늘 날씨가 아버지 기일처럼 눈도 내리고 무척 추워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생각이 난다”며 “많이 보고 싶다”고 읊조렸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명절에도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제례실이 폐쇄돼 추모객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살아생전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을 한아름 들고 왔지만 보따리도 풀지 못하고 도로 가져가야만 해서다.
때문에 추모객들은 돌아올 명절에는 제례실이 다시 열려 가족과 함께 음식을 나눌 수 있길 소원했다.
악천후에도 개의치 않고 야외 묘역에서 추모의 시간을 갖는 시민들도 있었다.
눈바람이 몰아쳐 가만히 서있기 조차 힘든 날씨였지만 추모객들은 기도와 묵념, 절 등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추모 뒤엔 비석과 묘역 위에 쌓인 눈을 털고 주변을 정리했다.
추모를 마치고 떠나는 길에 잠든 가족을 두고 가는 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멀어져 가는 묘역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추모객도 있었다.
일부 추모객들은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메시지로 남겼다.
하염없이 불러보고 그리워해도 곁에 없는 자녀가 보고 싶다는 애달픈 토로부터 좋은 곳에서 부디 평안하길 바라는 염원까지 다양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제2추모관 외벽에 추모문자 전광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은 012-2012-8899로 문자메시지(한글40, 영문·숫자 80자 이내)를 보내면 발신 순서대로 전광판에 표출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 연휴엔 지난해 보다 6만여명 증가한 15만여명의 추모객이 영락공원과 망월묘지공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