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쌓이는 법안들…민생문제 외면한 정치

2023년 01월 25일(수) 19:37

본보가 제21대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 18명을 대상으로 국회 의안현황 시스템을 통해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률안 건수를 분석했더니, 1인당 평균 63.2건으로 집계됐다. 개인별론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이 124건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신정훈(나주·화순) 93건, 주철현(여수갑) 87건, 송갑석(광주 서갑) 82건, 서삼석(영암·무안·신안) 76건 등의 순이다. 반면, 하위 5인은 무소속 양향자(광주 서을) 31건, 민주당 윤영덕(광주 동남갑) 35건,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40건, 김원이(목포) 41건, 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을) 47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처리되지 못한 채 각 상임위원회에 묶인 법안만 무려 1만3천595건에 달하고 있다. 상임위별로 보면 행정안전위가 1천879건으로 가장 많고 보건복지위(1천565건), 법제사법위(1천374건), 기획재정위(1천344건) 순이었다. 여기에 정무위(1천207건), 환경노동위(1천89건), 국토교통위(1천80건)를 합해 7곳에 각각 1천건 넘게 계류돼 있는 실정이다. 17개 상임위 가운데 소관 법안 자체가 많지 않은 정보위원회(15건)를 제외하면 너나할 것 없이 모두 100건 이상으로 조사됐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입법기관이란 점에서 민의에 따라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의원들의 사명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제 역할을 할지 의구심을 낳는다. 물론 상대적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 의원도 부각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낙제 수준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는 때문이다. 특히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되는 모습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1월 임시국회 역시 극한의 대치 속에 개점 휴업 상태다. 정치의 오랜 실종이다.

지난 설 민심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수사 등을 둘러싸고 자신에 유리한 대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와 안보 등 나라는 풍전등화의 위기로 치닫고 있으나 연휴 뒤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 국회에는 민생을 비롯한 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중이다. 수십 년 만에 닥친 혹한의 기세가 매섭다. 난방비가 급등하고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서민들의 삶은 더 고단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