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난방비 폭탄’…서민 한숨소리 커진다 광주 도시가스 요금 MJ당 20.71원…전년比 35.8%↑ 양시원 기자 |
| 2023년 01월 25일(수)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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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북구 24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4인 가족의 주부 문모(52)씨도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고 놀란 건 매한가지다. 지난해 이맘때 10만원 초반이었던 가스 요금이 20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문씨 가정은 지난 한 달 간 도시가스 1만310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을 사용해 23만5천원을 도시가스 요금으로 지출해야 했다.
연초부터 ‘난방비 폭탄’에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1년 사이 30% 넘게 오른 난방비의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짙은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가계 사정이 더욱 팍팍해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25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광주 도시가스 소매 요금은 1MJ당 20.71원으로 전년(15.24원)보다 35.8% 올랐다. 지난해 4·5·7·10월 4차례에 걸쳐 MJ당 5.47원 인상됐다.
난방비는 도시가스 요금과 열 요금으로 나뉘는데,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 요금을 책정하고 각 시·도가 공급 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조정해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하는 열 사용 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 역시 지난해 3월 말까지 1Mcal(메가칼로리)당 65.23원이었으나 4·7·10월 잇달아 인상돼 이달 기준 89.8원으로 지난해 인상률만 37.8%에 달했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난방비가 급등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 속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환율 여파가 맞물려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 가격 정보 분석 결과,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가격은 2021년 12월1일 기준 t당 893원 수준에서 지난해 12월1일 1천255원으로 362원(40.6%)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9월(1천470원)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LNG를 비싸게 사 오다 보니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 가스 수입액은 총 567억달러(약 70조원)로 전년 대비 84.4% 증가했다. 종전 최대였던 2014년 수입액(366억달러)을 넘어 1956년 무역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스 요금 뿐만이 아니다. 난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기 요금도 오르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전기 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걸쳐 킬로와트시(kWh)당 19.3원 오른 데 이어, 이달에도 13.1원 추가 인상됐다. 정부는 올해 2분기 이후에도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난방 요금이 오르자 시민들의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통계청 연도·지출목적별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지난해 광주시의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의 물가지수는 111.67(2020=100)을 기록, 전년 대비 14.9% 폭증했다.
구체적으로 전기가 1년 새 12.9%, 가스가 15.5%, 부탄, 등유, 지역난방을 포함한 기타연료 및 에너지는 무려 32.8% 올랐다.
전남의 경우도 전기(12.9%), 가스(15.7%), 기타연료 및 에너지(58.2%)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지수가 같은 기간 22.6% 증가했다.
가스 요금은 올해 2분기 이후 추가 요금 인상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 요금을 올리면서도 겨울철 난방비 부담, 전기 요금 인상 등을 감안해 가스 요금을 동결했으나 치솟는 수입단가 속 가스 판매 가격을 낮게 책정한 데 따른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2021년 1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9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재정 악화에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설명문에서 “한전과 가스공사 경영을 정상화하고 에너지 공급 지속성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전기·가스 요금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