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접수 마감…총 6천691건 신고 피해 신고기간 연장·직권조사 절실 지역 43개 유족·시민단체 7개 항 촉구 김진수·김재정 기자

2023년 01월 25일(수) 20:05

사진출처=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순천 10·19 사건 희생자·유족 신고에 총 6천691건(진상 규명 193건, 희생자·유족 6천498건)이 접수된 가운데 피해 신고기간 연장과 직권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이하 여순사건) 관련 43개 유족·시민단체는 25일 ‘여순사건 진상규명 명예회복위원회·전남도 실무위원회 출범 1주년 피해 신고 1차 마감 기자회견’을 열어 “희생자 피해 신고 기간을 연장하고 직권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순천시 전남도 동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년간 담당 공무원과 조사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피해 신고를 유도하고 접수했지만 아직 신고하지 못하는 유족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희생자는 파악되지만 유족을 찾을 수 없는 희생자가 많다. 국가에서 발굴한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 등 각종 자료에 등장한 희생자도 있다”며 “법에 명시된 직권조사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현재 파견 공무원으로 구성된 지원단은 전문성·책임성에서 한계가 있다”며 “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에 민간 상임위원을 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고기간 즉시 연장 ▲직권조사 확대 ▲민간전문가 중심의 지원단 조직 구성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조속 구성 ▲전문조사관·사실조사원 확충 ▲전남도의 여순사건 업무 역할·책임 명확화 ▲특별법·시행령 개정·보완 등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도 이날 “여순사건 관련 단체들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며 “신고 기간 연장 등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에서는 여순사건이 발생한 지 74년이 흘렀고 신고 주체인 희생자·유족들이 다른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경우도 많은 데다, 최근까지 ‘반란’ 사건으로 인식돼 연좌제 아픔에 시달린 유족들이 신고에 적극 나서기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 의원은 “신고율 제고, 전문 조사 인력 보완 등 부족한 사항들은 철저한 재정비를 통해 여순사건의 온전한 해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드린다”며 “제주4·3도 특별법 제정 이후 20년 이상 희생자·유족 신고접수와 심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여순사건 역시 단 한 사람의 희생자·유족도 누락되지 않도록 긴 호흡으로 온전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순사건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여순사건 희생자 45명과 유족 214명을 공식 결정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희생자 110명과 유족 692명이 추가되면서 총 희생자 155명, 유족 906명이 인정된 바 있다.

/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