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영양제 중고거래 땐 ‘벌금폭탄’ 설 선물 건강기능식품 거래 성행…일반인 판매 불법 식약처 “소비자 인식 확대 필요…모니터링 등 강화” 오복 기자

2023년 01월 25일(수) 20:06

중고장터 갈무리

“설 연휴에 받은 영양제, 홍삼 중고거래로 팔아 몇 푼 벌려다가 벌금폭탄 맞을 뻔 했어요.”

설 연휴가 끝나자 명절에 오고갔던 선물을 사고 파는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홍삼,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의 거래 물량도 급증하고 있다.

해당 판매업을 신고하지 않은 일반인의 거래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이를 모르는 소비자의 건강기능식품 거래가 늘고 있어 소비자 인식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은 식품 판매업을 신고한 영업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자격이 없는 자가 제조·판매 적발시 징역 10년 이하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 다르게 일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효능 등에 차이가 있어서다.

같은 홍삼 엑기스라도 일반식품인 경우도 있고, 건강기능식품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 포장에 있는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식품의 경우는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가 가능한 제품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모르고 판매했더라도 예외 없이 같은 법적조치에 처한다.

하지만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들에는 설 명절 선물용 건강기능식품이 판매가 즐비했다.

거래중인 건강보조식품은 대부분 공식 판매업자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명절에 들어온 선물세트 팝니다’, ‘홍삼 미개봉 새상품’, ‘영양제 선물 받은 새상품’ 등 설 연휴 기간 받은 선물을 판매하는 일반인들의 판매 게시물이 다량 등록돼 있었다.

소비자들은 재판매가 불법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판매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기자가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가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A씨에게 연락해 “건강기능식품이 일반인 판매 불가 상품인 것을 알고 계신가요”라고 묻자 그는 “정말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황급히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 영양제 판매 게시글을 올린 B씨는 “영양제가 건강기능식품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유통기한 정도만 확인하면 될지 알았다”면서 “판매가 불가능하고 벌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명절 전후로 사이버조사단 등을 통해 수시로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등의 거래를 확인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에 이 같은 거래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확인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은 영업시설을 갖추고 지자체장에게 신고한 자만 가능하다”며 “명절 전후로 선물받은 건강기능식품 거래가 성행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을 구분하지 못하고 거래하는 경우 모니터링만으로 상품을 고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인식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정부차원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