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마다 약값 최대 3배 차이 이해 힘들어

2023년 01월 30일(월) 19:19

본보가 광주시 약국 20곳을 조사해본 결과, 비급여 전문의약품 중 하나인 탈모약(피나스테라이드성분 1mg)은 제품에 따라 1만7천원에서 최대 5만5천원까지 편차가 컸다. 건강보험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돼 100% 개인 비용이 들어가는 일부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최대 3배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를 도모하기 위해 시행 중인 ‘의약품 가격 표시제’도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제용 비급여 약값에 고시 의무 규정이 없는 점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같은 성분의 약이라고 하더라도 값이 천차만별이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가격 표시도 안돼 소비자들은 불쾌하기만 하다.

약국별로 약값이 다르다는 사실을 수긍하기 어렵다. 건물 임대료, 인건비 등 여러 요인이 고려됐다고 해도 동일 제품이라면 값 또한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매겨야 하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제안처럼 소비자 단체와 약사회 단체 등이 협의를 통해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광주 자치구는 약국에서 의약품의 고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나 기타 준수사항에 대해 점검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왕이면 더 철저하게, 예외 없이 살펴봐야 하겠다. 더불어 드러난 문제에 대해선 엄히 조치해야 한다.

지속된 코로나19와 물가 상승의 여파로 일반의약품 값도 올랐고, 또 오를 채비다. 제약업체는 원·부자재값이 치솟은데 따른 결과라고는 하지만 약국마다 소비자가 치르는 최종 가격은 달라지게 된다. 약국이 동네 슈퍼처럼 소매점으로 분류되는 만큼 재량껏 책정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고가의 약일수록 장기간 복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가중된다. 비교조차 제대로 못하고 상식선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선 더욱 분통이 터진다.

의약품 가격 표시제는 경쟁을 통해 약값 인하를 유도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비싸게 판다고 해서 제재할 근거는 없다. 결국 온라인 사이트나 관련 카페 등을 뒤지거나, 적잖이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아 저렴한 약을 구입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