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시내버스 서비스 만족도를 보다 높여야 / 이정록
2023년 01월 31일(화) 19:15
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 / 前 대한지리학회장
필자는 자칭 ‘BMW족(族)’이다. 승용차가 아닌 버스(Bus)와 지하철(Metro)을 타거나 도보(Walking)로 이동하는 사람들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활한지 2년 반이 넘었다. 때문에 걷는 데는 이력이 붙었다. 시내를 30-40분 정도 걷는 경우는 다반사다. 걷다가 시내버스도 탄다. 송정역 갈 때는 주로 지하철이다.

BMW족이 되기 전까지 필자는 시내버스를 거의 타지 않았다. 아마도 1년에 이용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을 거다. 그러니 요금은 물론이고 노선과 환승체계를 알 턱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소지한 교통카드 종류가 세 개나 된다. 간선과 지선과 마을버스 등 운행체계와 버스 유형별 배차 간격도 대충 안다. 환승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핸드폰에 깔린 앱으로 정보를 체크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운 변화다.

시내버스 시스템은 광주라는 대도시에 걸맞게 잘 갖추었다. 하드웨어는 거의 완벽하다. 가장 중요한 버스 차령(車齡)은 비교적 낮았다. 최신 모델이 많이 눈에 띄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차내 안내 방송, 모니터로 제공되는 안내 정보, 차내 청결상태 등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탑승자 최대 관심은 버스 도착 정보다. 그런데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에 표시된 도착 정보나 앱으로 제공되는 정보는 거의 정확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흠이 없으면, 버스 이용객 만족도가 높아야 정상이다. 광주시는 매년 시내버스 만족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2007년 73.2점(만점 100점), 2017년 88.3점, 2021년 78.6점 등으로 2007년 이후 평균 만족도는 81.7점이었다. 학점으로 치면 그렇게 우수하지 않은 ‘B’ 수준이다. 흠 잡을 데 없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수준을 감안하면,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버스 운전자의 낮은 서비스 마인드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몇 가지 사례다. 승객에게 내지르는 거친 언사다. 출퇴근 때면 탑승구는 혼잡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일부 운전자가 승하차와 차내 이동이 빠르지 못한 노령층에게 쏟아내는 언사, 중고생을 나무라는 말투 등은 듣기 민망할 정도다. 핸드폰 통화를 하며 운전하는 경우는 일상이다. 정류장에 달려와 버스를 두드려도 배차 시간 때문인지 못 본 척 지나치는 경우는 꽤 많다. 많은 탑승객이 이어폰을 써 듣지도 않은 특정 방송을 틀기도 한다. 늦은 저녁 시간이면 급가속 운행이 심하다.

광주 시내버스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된다. 버스 운행업체에게 버스 운행에서 발생한 적자분을 시 재정으로 지원하는 준공영제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2007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광역(특별)시 중 네 번째로 도입했으니 빠른 편이다. 지원액은 2007년 196억 원(운송원가의 14.4%)에서 2021년 1천229억 원(운송원가의 56.8%)으로 크게 늘었다. 지원금은 인건비, 주유비, 정비비, 차량감가삼각비 등으로 주로 쓰이며, 이 중 인건비 비중이 가장 크다. 쉽게 말해 버스 운전자 월급의 반 정도를 세금으로 지급한다는 말이다.

광주 시내버스 운전자는 준(準)공무원 급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그렇다면 운전자는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마인드는 가져야 한다. 버스 이용객을 우대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승객에게 ‘갑’질로 비치는 언사와 태도는 감가해야 한다. 버스 운전자에 대한 서비스 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해당 운송업체에 있다. 하지만 최종 지도하고 감독할 책임은 광주시에 있다. 광주시는 과연 그 책임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2년 반 동안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아닌 것 같다.

필자는 마을버스를 매일 1회 정도 이용한다. 버스 안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마을버스는 보조금 거의 없이 어려운 여건에서 적자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이용해 주셔야 존치가 가능합니다. 저희 임직원들도 안전하고 친절하게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일까? 마을버스 운전자는 친절하다. 보조금을 받는 일반버스에 비해 승객을 배려한다는 느낌이 더 든다. 광주시 교통 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보조금을 받는 버스와 안 받는 마을버스 중 어느 쪽이 이용객 만족도가 높을지를.

광주시 공무원들은 엘리트들이다. 의문은 교통행정 담당자들이 시내버스를 몇 번이나 탈까? 이용객 불편을 체험이나 할까? 보조금 지원을 위한 경영평가는 송곳처럼 할까? 알 수 없다. 이참에 강기정 시장과 시내버스를 직접 탑승해 보길 권유한다. 그래야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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