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문부터 대기까지…노년층 ‘디지털 소외’ 심화 선결제 예약 ‘웨이팅앱’·키오스크 등 접근 쉽지 않아 교육부, 문해교육 계획 수립…광주시, 디지털 교육 확대 안태호 기자

2023년 01월 31일(화) 20:12

사진=연합뉴스

“그냥 여기 앉아서 기다리면 안되는겨? 스마트폰 어떻게 보는지 잘 모르겄는디….”

대부분 식당들이 주문부터 대기까지 스마트화되면서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선결제를 하면 대기가 필요없는 ‘웨이팅 앱’을 비롯 키오스크 등 다양한 무인결제 방식이 속속 나오면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어서다.

웨이팅 앱은 손님들이 가게 앞에 기다리지 않고 웨이팅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대기 순번이 됐을 때 자동 안내되는 어플이다. 가게는 노쇼를 방지할 수 있고, 인력 없이 원활한 손님관리가 가능해 최근 식당들의 이용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노년층은 ‘웨이팅앱’을 모르거나 사용하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설에 방문한 손주들과 파스타 집을 찾은 70대 A씨는 웨이팅 앱 앞에서 곤혹을 치뤄야 했다.

A씨는 “직원의 설명에도 이해할 수 없었고 스마트폰 글씨가 보이지 않아 대기 순번이 몇번째 인지 모르고 손주 손만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딸이 와서 알려주지 않았으면 음식 구경도 못할 뻔 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이 식당가의 스마트화에 발맞춰 노년층에 대한 디지털 문화교육 활성화가 시급하다. 키오스크로 인해 가시화된 디지털 격차는 웨이팅 앱을 통해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21디지털정보격차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모바일 기기 이용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필요한 앱 설치 및 이용’ 부분이 60대는 55.8%, 70대 이상은 20.9%에 불과했다. 70대 이상의 80%가 모바일 기기 이용 능력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지고 변화가 빠르게 이어져도 관계 없지만, 중 장년층들은 예전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보니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2023년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적극 대처에 나섰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스마트폰 사용 ▲키오스크를 이용한 음식 주문 ▲은행 계좌이체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규로 추진한다.

또한 학습자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광역 지자체 단위 디지털 문해교육 거점기관’을 선정해 지원하고, 디지털 기기 활용에 도움이 되는 학습자료와 온라인 강의도 보급한다.

광주시도 현재 시행하는 디지털 교육이 호응도가 높은 만큼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디지털 교육에 고령층 2천51명이 이수했다”며 “올해는 2천600명을 목표로 운영할 예정이고 특히 스마트폰 사용 관련 교육에 대해 호응이 높아 지속적으로 고령층의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