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병모 회고전 ‘그날 까지다’ 12일까지 화순석봉미술관 곁에 있어도, 멀리 떠나도 늘 그리운 그 이름 아버지 최명진 기자

2023년 02월 05일(일) 19:09

김병모 作 ‘그날 까지다’

서양화가 고 김병모 작가의 50년 예술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오는 12일까지 화순군립 석봉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날 까지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 작가의 아들 정훈 씨가 아버지의 타계 5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현재 동곡박물관·미술관에 근무하고 있는 정훈 씨는 한평생 화업을 이어온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가까이 하며 자연스레 미술이론을 전공, 전시기획을 해오고 있다.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까지 그림을 그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는 정훈 씨는 50여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들 중 총 94점을 선별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김 작가가 대학 시절 그린 풍경화부터 국전에 출품했던 30대 시기의 인물화, 야외 스케치를 다니며 마주한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40-50대 시기의 작품, 작업실에 머물며 구성적 실험과 간결하게 응축된 선의 움직임을 표현했던 60대 시기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층과 2층 총 3개 공간을 활용해 꾸며졌다. 서양화를 비롯해 조각, 수채화 및 드로잉 작품 등이 함께 전시된다.

1층에서는 주로 김 작가의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작업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그날 까지다’. 작가가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예감하고 타계 일주일 전 그린 그림이다. 평소 즐겨 그렸던 구름은 하늘 끝에서부터 폭포가 돼 바닥까지 흘러넘치고 있다. 구름 폭포 사이로는 작가를 닮은 황새가 날으며 어디론가 나아가는 모습이다.

2층에서는 2개 공간에서 작품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첫 번째 공간에는 예술적 열정과 혼을 느낄 수 있는 김 작가의 대형작품이 내걸려 있으며, 두 번째 공간에서는 2000년대부터 2019년까지의 작품, 드로잉 그리고 수채화가 전시되고 있다.

정훈 씨는 “일평생 붓을 내려놓지 않고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온 아버지의 그림이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큰 울림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