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지방 국립대서 손 떼나 서동용, 교육부 ‘글로컬대학, RISE’ 사업 비판 지자체 전담 조직 없거나 미약해 실효성 의문 신청기간 보름 남아 졸속 추진 불가피 우려도 김진수 기자

2023년 02월 05일(일) 20:01

윤석열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막대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글로컬 대학 사업’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결국 지방 국립대가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5일 “지난 1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가진 ‘인재양성 전략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은 결국 재정지원을 미끼로 지방 국립대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정부 방침에 따르면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를 원하는 국립대는 시립대나 도립대로 전환하거나, 정부출연연구원과 통합하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지방 국립대가 시립대나 도립대로 전환해야 한해 200억원, 5년간 1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받을 수 있고 ‘RISE’에 선정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연간 2조원대 국고 출연금을 받아갈 대학을 광역시장과 도지사가 정하도록 하는 RISE는 사실상 국가가 더 이상 대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을 지키는 지방 국립대학들에게서 손을 떼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 의원은 “결국 국립대를 지방자치단체가 떠안으라는 이야기”라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부실 사립대가 증가하고 있는데, 국가가 국립대를 지역에 떠넘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번에 발표한 ‘RISE’와 ‘글로컬대학’ 예산 모두 지난해 말 윤석열 정부가 국가의 고등교육을 책임을 확대하겠다며 유치원·초·중·고 교육 예산에서 빼앗아 간 예산을 통해 마련한 예산”이라며 “동생 돈 뺏어서 형 준다더니, 알고 보니 동생한테서 뺏은 돈 갖고 어른(윤석열 정부)이 형(지방 국립대)한테 협박을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RISE 사업에 대한 광역 지자체의 관심이나 대응도 낮아 실효성이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RISE 사업의 핵심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와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혁신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가 기존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통째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범 지역에 선정되려면 시·도지사가 교육부에 신청서를 내야 하는데 지자체 입장에서는 관련 인력이 없거나 부족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남도의 경우 대학 관련 사업을 다룰 전담 조직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는 인재육성과에서 일부 대학 협력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RISE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RISE 시범지역 선정’을 위한 신청 기간 역시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로 앞으로 보름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여서 대학 관련 전담조직이 없는 전남도 같은 광역지자체의 경우 졸속 추진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대학 시대’를 국정과제로 내놓았지만 결국 이번 발표로 앞으로 지방대는 알아서 살아 남아야 할 운명에 처했다”며 “인재 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정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