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개구 위원회 태반 ‘식물위원회’ 절반 이상 회의 실적 1회 이하…행안부, 정비 권고 자치구 “폐지 검토 등 위원회 난립 방지 계획 수립” 안재영 기자

2023년 02월 05일(일) 20:01

광주 5개 구에 설치된 위원회 중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회의를 한 번 또는 그나마도 열지 않은 ‘식물위원회’인 것으로 나타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광주지역 5개 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각 자치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는 ▲동구 109개 ▲서구 128개 ▲남구 101개 ▲북구 113개 ▲광산구 115개 등 총 566개다. 이 중 회의 실적이 1회 이하인 위원회는 299개(52.82%)로 절반이 넘었다.

회의 실적 1회 이하 위원회 비율이 가장 높은 구는 광산구(59.13%·68개)였으며 북구(56.63%·64개), 남구(52.47%·53개), 서구(50%·64개), 동구(45.87%·50개) 순이었다.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 비율도 광산구가 22.60%(26개)로 최고였으며 남구(21.78%·22개), 북구(19.46%·22개), 서구(17.46%·23개), 동구(13.76%·15개)가 뒤를 이었다.

회의 수가 1회에 그친 위원회 수는 광산구와 북구가 42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비율로 보면 북구가 37.16%로 광산구(36.52%)보다 높았고 동구(32.11%·35개), 서구(32.03%·41개), 남구(30.69%·31개) 순이었다.

지자체는 지방자치법에 의거해 소관 사무 범위 내에서 위원회 등 자문기관을 둘 수 있지만, 이처럼 절반 이상이 실적 부진을 보임에 따라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행정안전부도 지자체의 위원회 정비 실적을 보고받아 매년 2% 이상을 정비한 곳에 1억5천만원 이상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하고 있어 효율성 제고 및 재정 확보를 위해 지자체가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순일 광주 북구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28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행안부가 ‘지방자치단체 위원회 정비지침’을 내리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 정비와 신설 억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지난해 북구가 정비한 위원회는 고작 2개(1.8%)에 그쳤다”며 북구에 내실 있는 위원회 운영을 주문했다.

이에 북구는 “매년 정비계획을 통해 운영회를 정비해 왔으나 법률상 의무 설치 위원회 등은 애로가 있었다”며 “추후 위원회 정비와 함께 운영 책임성과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식물위원회 비율이 가장 높은 광산구도 “개최 안건이 없어 회의가 열리지 않은 위원회를 대상으로 폐지를 검토 중”이라며 “위원회 남설 방지를 위해 정비·운영 관리계획을 수립하며 내실화 방안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광주 남구는 위원회 정비 실적 2% 이상 지방자치단체에 선정돼 광주 기초 자치단체에서는 유일하게 특별교부세 1억5천만원을 획득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