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연구원 분리, 역주행이다 / 황일봉 |
| 2023년 02월 08일(수) 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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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광주와 전남의 통합은 아니더라도 상생 1호라는 ‘바로미터’로 운영되는 중요 기구가 광주전남연구원(이하 광전연)이다. 광전연은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식적으로 분리되기 전인 1991년 전남발전연구원으로 개원했다. 그리고 1995년 광주시와 전남도 발전을 위한 연구 기능 일원화 취지에 따라 광주전남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꿔 통합했다. 그러나 2007년 도시와 농촌 행정의 연구 영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각각 광주발전연구원, 전남발전연구원으로 분리됐다. 연구원이 분리된데다 양 시·도는 이후 여러 사안을 두고 상생이 아닌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양 시·도 갈등으로 행·재정적 소모가 이어지고 시·도민의 우려가 고조되자 민선 6기 들어 광전연은 광주·전남 상생 1호 과제로 재통합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런 굴곡을 거친 광전연을 다시 분리, 운영해야 한다는 일각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전연 분리 운영은 시대적 흐름에 역주행이며 시·도 상생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는 불필요한 논란이며 지극히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광전연은 출연금 규모나 인력이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고 독립적이지도 않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연구.정책 과제 수행에 제한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터다. 이러한 실정의 광전연을 쪼개어 분리 운영한다면 기관 운영이 더욱 쪼그라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분리 운영을 위한 시·도 조례 개정 등 절차와 각각의 청사 건립, 인력 재구성에 따른 적잖은 예산 편성은 별개의 문제다.
광전연 분리론이 단견적이고 역주행이라 함은 특히 ‘지방소멸론’과 연계된다. 출산율 급감에 따른 ‘지방소멸론’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 중에서 광주와 전남의 인구 감소 추세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상위에 속한다.
그 어떤 인구 대책도 별다른 효용이 없는 마당에 시·도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상생을 모토로 통합을 논의해야 마땅하다.
실제로 충청권과 대구·경북·부산·경남권은 권역의 지자체가 뜻을 모아 ‘메가시티’ 혹은 ‘메트로 시티’로 발전시킬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효율성 측면에서 광역 행정이라는 시대적 요구와도 부응하는 부분이다.
광전연은 시·도 상생을 위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혁신도시의 파급효과를 광주·전남 전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분리 운영을 거론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광주와 전남 경제 공동체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실질적 내용이 중요하다. 하나의 경제권(생활권)으로 정서적 일체감은 물론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중복 투자 해소 및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제고로 강력한 경제블록을 형성해야 할 바탕이라는 점에서다.
광전연의 통합 운영은 광주시와 전남도가 경제적 운명 공동체로서 상생 발전과 동반 성장해나간다는 협약(2022년 5월21일 광주시장·전남도지사·나주시장간)에 따른 일관성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서도 요구된다. 즉 대규모 국가 R&D 사업(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등 경제권 성장을 위한 공동과제 수행, 국가 고자기장 연구 중심지 구축과 연관 산업 육성, 한국에너지 공대(컨텍) 글로벌 수준 육성 등이 그 예시들이다.
두드러진 인구 감소 추세 속에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 공동체, 경제 공동체를 통한 상생 협력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적극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광주시와 전남도의 입맛에 맞는 연구원 분리 운영에 따라 각각의 연구 성과만 내놓으면서 공동 현안에 대해 갈등을 유발했던 우(愚)를 다시 범할 일이 아니다. 이는 자칫 지역의 공동 발전을 저해하고 지역민의 삶과 질 향상에 역행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킬 광전연 분리 운영이 아닌 현재의 통합 운영을 토대로 오히려 출연금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 인력을 강화하는 등 정책 수행 과제 역량을 높이고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