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대 칼럼]미래 사회의 도래 - 인공지능 채팅프로그램의 충격 |
| 2023년 02월 09일(목) 1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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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채팅 프로그램은 간단히 말해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Data Base)를 활용하여 사람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 다음이나 구글과 같은 기존의 검색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단순히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찾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상대편에 어떤 사람이 존재하여 질문의 취지에 맞는 답변을 작성하여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의 질의, 응답과 비슷한 형태로 답변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입력하는 질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거기에 맞는 답변을 신속하게 찾아서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연어 문장으로 구성하여 답변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으나 이번에 시험해 본 인공지능 채팅프로그램이 보여준 성능은 실로 놀라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면서도 신속하게 답변을 내놓는 신속성뿐만 아니라 사람의 언어습관과 유사한 논리구조로 자연스럽게 답변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직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우선은 데이터가 부족할 법한 영역에 대한 질문에서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 등 답변의 내용이 매우 부실한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한국의 내륙도시인 광주와 대구, 대전의 경제적 상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정치적인 질문이나 주관성이 강한 질문에는 자신은 인공지능 언어로서 개인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고 ‘영악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언어에 따른 한계도 보였다. 영어로 질문을 하면 비교적 신속하고 상세한 답변이 주어졌지만 한글로 질문을 입력하면 답변이 느리게 처리되는 느낌이었다. 답변이 중간에 중단돼 버리는 문제도 자주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는 이 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이 주로 영문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한글 데이터베이스는 취약하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게 해준다.
몇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대체로 놀라운 답변능력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가 채택한 인공지능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냐, 광주의 인구가 줄고 있는데 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 있겠느냐 등 사람이 답변하기에도 조금 벅찬 질문에도 짧은 시간에 비교적 합리적인 답변을 내놓았던 것이다.
이 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을 시험하면서 무엇보다 놀란 점은 한 페이지 분량으로 칼럼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아준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일상회복에 대한 한 페이지 분량의 칼럼을 써달라는 조금은 짓궂은 요구에 비록 영어로 된 문장이기는 하지만 정말 사람이 쓴 듯한 매우 논리적인 칼럼을 순식간에 내놓았던 것이다.
이 인공지능 채팅프로그램을 시험해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지만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인공지능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더욱 개선한다면 충격적인 성능을 보여줄 ‘괴물’ 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런 속도로 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이 더욱 고도화된다면 지금까지 과학 소설이나 만화, 미래 사회를 다룬 영화 등에서 보았던 사람과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빅 데이터로 무장하여 온갖 분석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사람과 자연스런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이동수단, 산업현장의 작업용 로봇, 개와 고양이 형태의 애완로봇, 공중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드론 등 모든 사물에 장착되거나 연결된다고 생각해 보라.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
지금 우리 앞에 조용히 다가오고 있는 이 변화의 물결이 어떤 경제적,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 판단이 우리 공동체의 경제적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인공지능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광주라면 충분히 고민하고 사색해서 선제적으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