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의 캔버스 산책]일상 속 꿈과 기억의 채집
2023년 02월 12일(일) 19:28
‘시간의 기억’
한껏 설렌다. 오랜 팬데믹을 견뎌내고 일상으로의 복귀 때문일 거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고 꽃망울을 터트릴 꽃 소식도 설레임을 부추긴다. 이 봄 마중이 던져주는 설레임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의 내면에 수많은 결을 만들어 내며 꿈과 기억으로 축적되어 간다.

2016년부터 ‘시간의 기억’ 시리즈로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나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여진 지나간 시간과 기억을 끌어내어 반추하고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작업으로 드러낸다.

소소한 나의 일상과 온갖 언어들로 기록된 일간지들을 차곡차곡 접어 세상의 무수한 날들이 결합되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면으로 소환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결과물은 산, 섬, 하늘, 바다, 갯벌 등 자연의 이미지로 화면에 드러난다.

우리네 일상은 늘 드러난 현상들과 내면에서 일렁이는 심리상태나 무의식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유하고 침잠하고 소용돌이를 일으키다 흘러 사라지기도 하고 생채기를 내어 고통과 방황의 날들이다.

그런 꿈과 기억은 지나간 일간지로 채집돼 함축되기도 하고 비형상의 이미지로 반복되는 선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나의 일상과 함께 켜켜이 쌓여지는 시간의 켜는 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거기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의식적 욕망과 기억, 꿈을 비춰내는 시간의 기억이다.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평정심의 날들을 살아오며 어느 덧 이순(耳順)을 맞이한다.

아직 세상살이가 버겁지만 나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추구하려는 의지는 아직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

<산수동에서 화가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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